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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친구 집에 산다는 사자 삼촌, 정말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우리 집엔 삼촌이 같이 사는데, 사자야!” 한 아이가 같은 반 친구들에게 가족을 소개한다. 『사자삼촌』(김소선 글·그림, 책고래, 40쪽, 1만2000원)에서 대부분의 친구는 믿지 않거나, 바보 같은 생각이라며 놀려댄다. 사자이면서 삼촌인 존재가 진짜라고 믿어주는 친구는 단 한 명. 그 친구가 사자 삼촌과 놀기 위해 아이의 집 문을 두드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상적인 어른이라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진짜인가?’ 혹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키우는 아이의 과장법일까, 아니면 삼촌의 성격이 사자 같다는 뜻일까, 적어도 둘 중 하나겠지. 그것도 아니면 이 이야기는 사자를 의인화한 동물 동화인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가 불안한 어른들은 이야기에서 어떻게해서든 안개를 걷어내본다. 하지만 책은 모호한 채로 끝난다. 어쩌면 아이 집엔 진짜 사자가 있을지도 모르고, 혹은 사자로 상징되는 무엇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뭐든지 꼭 확실히 알아야 할까? 어린이 책이지만 질문은 어른을 향하고 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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