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한 이민우 신민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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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계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심을 하니 여러가지로 감회가 깊고 착잡하다. 지금 떠오르는 것은 조선조시대때 관계에서 일하다가 그만둘 결심을 하면 고향으로 내려가 여생을 깨끗이 보냈던 선현들의 생활 자세다. 집이라도 공원부지에서 풀어주면 팔고 고향에 가서 농사나 짓고 싶은데….』
파란 많은 40년간의 야당정치인 생활에 6일 종지부를 찍은 이민우신민당총재는 감회깊은 표정 이었다.
그는 삼양동자택에서 기자와 만나『국민의 열화와 같은 지지에 보답을 못한데 대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부덕과 무능을 스스로 느끼면서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그동안 민주주의를 외쳐온 사람으로서 이제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민주주의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5.18로 정계에서 물러났다가 해금이 되고 곧 신민당을 창당해 총선에서 열띤 성원을 받았을 때였다. 또 개헌현판식과 박종철군 추도식때 최루탄을 맞던일, 민주화7개항 제시와 이에따른 신민당 분열등…할 얘기가 많지만 이제는 홀러간 노래지 뭐….』
―이민우구상 7개항에 대해선 오해도 있었던것 같은데….
『7개항은 분명히 말하건대 의원내각제 수용을 전제로 한건 아니었어.』
―민주당이 또 분열이 됐는데….
『단일화가 되면 민간정부수립·지역감정 해소등 국민여망에 부응할수 있었을텐데 유감이다. 신민당을 분열시키면서 특정인들이 50대50으로 새정당을 만든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지.』
―분열과정에서 어느 측에선지 몰라도 이총재의 의정부양계장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는등 루머가 나돌았는데….
『그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다. 전혀 풀리지 않았는데 그런 소문이 나도는 것은 이해못하겠다. 삼양동집 마루 1평을 늘렸다고 지금도 경고장이 오고있는 실정이다.』
이총재는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에게 할 얘기가 있느냐는 질문에『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것』이라고 했다.

<안희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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