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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호남 + 충청 56% 본선행 바짝 … 안·이는 과반 저지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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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 D-40 경선 레이스 윤곽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 경선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 후보는 47.8%의 득표로 안희정 후보의 텃밭에서도 1위를 차지해 대세를 굳혔다. [사진 박종근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대전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 경선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 후보는 47.8%의 득표로 안희정 후보의 텃밭에서도 1위를 차지해 대세를 굳혔다. [사진 박종근 기자]

2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충청 경선 직전 문재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안희정 후보보다) 한 표만이라도 이기면 좋겠다”며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희정 후보는 “(충청에선) 제가 이기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충청권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이재명 후보 측은 “두 자릿수를 득표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했다.

민주당 충청 경선서도 문 1위 #문 측 “사실상 게임 끝났다” #안 측 “결선투표 가능성 70% 이상” #이 측 “영남 2위 해 표차 좁힐 것 ”

이날 오후 6시30분 홍재형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후보들의 얼굴 표정이 제각각 변했다. 문 후보는 발표 직전부터 승리를 예상한 듯 편안하고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안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열세를 인정했던 이 후보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안 후보의 안방인 충청에서도 문 후보는 47.8%의 득표율로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광주에 이어 충청까지 쓸어담자 민주당에선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예측불허의 접전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을 무색하게 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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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 측은 “대세론의 파급력이 전국으로 확대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는 노영민 전 의원은 “충북과 대전에서 문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며 “안 후보의 현직 지사 프리미엄이 이곳까지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도 대선후보가 사실상 결정된 만큼 민주당도 확실한 후보를 밀어 주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압도적 대선 승리의 힘은 압도적 경선 승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충청인들께서 아마 그런 마음으로 저에게 힘을 모아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안방까지 내주면서 남은 일정이 힘겨워졌다. 각종 여론조사상 문 후보가 남은 경선 지역인 영남(31일 발표), 수도권·강원·제주(4월 3일 발표)에서 앞서는 데다 영남은 문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포함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 전략기획실장인 박용진 의원은 “조직의 열세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문 후보의 득표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렸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일정에서도 과반 미만으로 묶는다면 결선투표 가능성은 70% 이상으로 본다”고 했다.

이 후보 측은 예상 밖 선전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당초 한 자릿수에 그칠 거라는 예상과 달리 15.3%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인 정성호 의원은 “영남에선 우리가 2위가 확실한 만큼 수도권에서 문 후보와의 표 차를 최대한 좁혀 결선투표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경선권역 4개 가운데 절반을 마친 이날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호남 경선 때의 60.2%에서 55.9%로 다소 낮아졌다. 안 후보(25.8%)와 이 후보(18.0%)의 합산치는 43.8%로 호남 경선의 39.4%보다 높아졌다.

이날 행사가 열린 대전시 충무체육관은 행사 시작 전부터 안 후보 측 지지자들이 객석의 절반가량을 메우고 열띤 응원을 벌였다. 투표 직전의 연설 때는 ‘문재인-최성’ ‘안희정-이재명’의 구도로 후보 지지자 사이에 ‘합종연횡’이 이뤄졌다. 첫 주자로 나선 최성 후보는 12분의 연설 중 4분가량을 안 후보가 내건 대연정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최 후보가 발언을 마칠 때마다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지만 안희정·이재명 후보 측 지지자들은 싸늘한 침묵으로 대응했다. 간간이 “시끄럽다”는 고성도 나왔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문 후보의 연설 때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안·이 후보 측은 문 후보의 연설 내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안 후보가 연단에 서자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은 “안희정”을 연호했다. 당 관계자는 “문 후보와 안·이 후보 지지자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며 “경선 후 치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유성운·위문희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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