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압도적 출발 … 결선투표 없이 직행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2017.03.28 02:24

업데이트 2017.03.28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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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 D-42 민주당 경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7일 광주여대에서 열린 호남 경선에서 60.2%의 지지로 승리했다. 왼쪽부터 최성·문재인·이재명·안희정 후보. [사진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7일 광주여대에서 열린 호남 경선에서 60.2%의 지지로 승리했다. 왼쪽부터 최성·문재인·이재명·안희정 후보. [사진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 규모는 전체 214만여 명의 선거인단 중 21% 정도다. 그러나 27일 호남 경선은 향후 선거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내외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민주당 경선에서는 늘 호남에서 승리한 후보가 본선에 올랐다.

캠프 전략 책임자가 본 전망
문 측 “경선 변수 사실상 사라졌다”
안희정 측은 “너무 벌어졌다” 탄식
내일 충청 경선서 역전 발판 기대
이재명 측 “2위 싸움은 해볼 만”

각 캠프 전략 담당자들의 표정에도 명암이 교차했다. 문 후보에 맞서 ‘대안론’을 확고하게 증명하지 못한 2위 안희정 후보는 다음 순회 경선지인 충청(27~29일 투표, 29일 결과 발표)에서의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다른 후보와 달리 오후에야 광주에 도착했다. 오전에는 대전에 머물면서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7~28일 진행되는 충청 ARS 경선을 대비한 포석으로 그만큼 충청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개표 직후 안 후보 캠프의 전략을 담당해온 이철희 의원(총괄실장)은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충청에서 역전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해봐야 한다”면서도 호남에서만 10만 표 가까이 벌어진 표차를 계속 되풀이 언급하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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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안 후보가 호남에서 벌어진 격차를 충청에서 당장 만회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충청의 선거인단 규모가 호남의 절반에 못 미치는 13만 명이다. 10만 표의 격차를 만회하려면 안 후보는 90% 가까이 득표해야 한다. 박명호(정치학) 동국대 교수는 “안 후보가 민주당의 상징인 호남에서 20% 득표에 그치면서 충청권의 결집력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안 후보가 변수를 만들기 위해선 호남에서 최소 30% 이상을 득표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호남 2위를 노렸던 이재명 후보 측 분위기도 안 후보 측과 비슷했다. 캠프 총괄(전략 포함) 본부장인 정성호 의원은 “의미 있는 득표율을 거둬 결선투표로 끌고 가야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데 문 후보가 너무 압도적인 득표를 올렸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안 후보와의 격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면 2위 싸움은 해볼 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정희(정치학) 한국외대 교수는 “이 후보의 경우 안 후보와 달리 남은 경선 지역 중 확고한 우세 지역이 없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문 후보가 호남에서 60%를 넘는 득표를 올리면서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2위 싸움 자체가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도 “오늘 부로 민주당 경선의 변수는 사실상 사라졌다”며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확인되면서 앞으로 남은 영남과 수도권 경선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더 강하게 문 후보 쪽으로 결집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은 고무된 분위기였다. 전병헌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제 대세론이 명확해졌다”며 “안희정 후보의 강세 지역인 충남에서도 승리해 더욱 확실한 대세론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내에서도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은 29일 충청 경선에 이어 31일 영남, 4월 3일 수도권 경선으로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른다. 박명호 교수는 “호남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64.6%를 몰아준 데 이어 문 후보에게도 60.2%를 집중해 투표한 것은 두 후보 모두를 여전히 선택지에 올려놓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끝까지 호남의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의 ‘문재인 쏠림’ 현상은 오히려 가속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광주=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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