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미국의 51번째주? 본토 뛰어넘으려는 야구 강소국 푸에르토리코

중앙일보

입력 2017.03.21 15:02

업데이트 2017.03.21 17:06

1회 송구로 주자를 잡아낸 푸에르토리코 포수 야디어 몰리나. MLB 최고 포수로 불리는 몰리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공을 받는 동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결승라운드에서 만나자"는 말을 오승환에게 하기도 했다.[사진 MLB.com 중계화면 캡처]

1회 송구로 주자를 잡아낸 푸에르토리코 포수 야디어 몰리나. MLB 최고 포수로 불리는 몰리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공을 받는 동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결승라운드에서 만나자"는 말을 오승환에게 하기도 했다.[사진 MLB.com 중계화면 캡처]

'야구 강소국' 푸에르토리코가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속령인 푸에르토리코와 야구종주국이자 본토인 미국과 대결도 가능해졌다.


푸에르토리코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WBC 준결승에서 네덜란드를 4-3으로 물리쳤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번 대회에서 7전 전승을 거두며 2013 WBC에 이어 2회 연속 결승에 올랐다. 푸에르토리코는 4년 전엔 도미니카공화국에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는 이번에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결승전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네덜란드에 4-3으로 꺾어
미국-일본 준결승 승자와 우승 놓고 대결
야구종주국이자 본토인 미국과 대결도 가능

네덜란드는 1회 안드렐튼 시몬스(LA 에인절스)의 안타와 잰더 보가츠(보스턴)의 몸맞는공을 묶어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타석 때 보내기번트를 위해 스타트를 끊었던 시몬스가 푸에르토리코 포수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의 송구에 걸려 횡사했다. 프로파도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 찬스를 살리는 듯 했지만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포수 몰리나가 1루수 리베라에게 공을 건네 태그아웃시켰다. 네덜란드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는 순간 4번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해결사로 나섰다. 발렌틴은 푸에르토리코 선발 호르헤 로페스(밀워티)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발렌틴은 이번 대회 홈런(4개)·타점(10개) 1위를 질주했다.

푸에르토리코도 곧바로 반격했다. 1회 말 1사 뒤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카를로스 코레아가 네덜란드 선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2-2 동점. 기세를 탄 푸에르토리코는 2회 말 T.J.리베라(뉴욕 메츠)의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5회 초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발렌틴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발렌틴은 푸에르토리코 두 번째 투수 헥터 산티아고(미네소타)로부터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산티아고는 조나단 스쿱(볼티모어)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낸 뒤 숀 자라가(LA 다저스)를 상대했다.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가 어깨 부상으로 빠지면서 7번에서 6번으로 올라간 자라가는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려 발렌틴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1루주자 스쿱이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좌익수 앙헬 파간(샌프란시스코)-2루수 카를로브 바에스(시카고 컵스)-야디어 몰리나의 태그로 이어진 중계플레이가 빨랐다.

두 팀은 이후 연장 10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기회를 여러 차례 주고 받았으나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네덜란드 대체 엔트리에 포함돼 준결승부터 합류한 켄리 잰슨(LA 다저스)도 모습을 보였다. 잰슨은 다저스타디움의 수호신답게 9회에 등판해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그는 2009 WBC에선 포수로, 이번 대회에선 투수로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결판은 연장 11회에 났다. 승부치기(무사 1·2루로 공격 시작)로 진행된 11회 초 공격에서 네덜란드는 번트와 고의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커트 스미스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쳤다. 반면 네덜란드는 똑같은 1사 만루에서 에디 로사리오(미네소타)가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 승리를 따냈다.

푸에르토리코는 카리브해 서인도 제도에 있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5배 정도인 1만3970㎢, 인구는 부산과 비슷한 360만 명이다. 15세기 후반부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으나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이 점령했다. 군정이 끝난 1952년부터는 미국령 아래의 자치공화국이 됐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51번째 주(州)로 편입되는 것을 두고 세 차례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자치령으로 남아 있다. 미국 시민권은 있으나 선거권은 없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푸에르토리코는 야구 인기가 높다. 200여 명이 넘는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다.월드시리즈와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하는 등 중남미 선수들의 MLB 성공의 발판이 된 로베르토 클레멘테(1972년 사망)가 대표적인 푸에르토리코 출신 스타다. 미국을 싫어해 '갓 블레스 아메리카'가 나올 때 벤치로 들어가버렸던 카를로스 델가도(은퇴) 역시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푸에르토리코는 본토인 미국과 야구 최강의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있다. 2라운드 F조 2위로 준결승에 오른 미국이 E조 1위 일본과 맞붙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결승에 오른 적이 없은 미국은 메이저리거들을 대거 합류시켜 호화군단을 구성했다. 일본은 메이저리거는 1명 밖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2라운드까지 6연승을 질주했다. 22일 오전 10시 열리는 미국-일본전은 JTBC3 FOX SPORTS가 중계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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