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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수익률 > 주식 배당률 … 미국증시 강세 한풀 꺾이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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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년 동안 이어진 미국 증시의 강세가 한풀 꺾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채권 금리(수익률)가 대기업 배당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며 “이는 지난 8년 동안 증시 강세장을 이끌어온 주식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변화”라고 전했다. 배당 수익률은 연간 배당액을 현재 주가와 비교한 비율이다. 배당 수익률이 줄어들고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투자자 자금은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채 10년물 2.53%, 주식보다 짭짤 #금리 인상에 올해 3% 수익률 전망도

금융정보 웹사이트인 와이차트에 따르면 미국 국채 금리(10년물)는 3월 16일 2.53%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주식의 배당률(1.91%)을 웃돌았다. WSJ은 “채권 금리의 상승은 미국 경기 호조와 재화·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상황임을 시사하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채권 수익률은 빠르게 오르며 배당 수익률을 제쳤다. ‘채권왕’으로 유명한 야누스캐피털의 빌 그로스는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강해졌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10년물 국채)는 올해 말 3%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료:와이차트

자료:와이차트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그간 초저금리는 주가를 끌어올린 힘이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사상최저치(2016년 7월 1.50%)를 기록했던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당수 투자자가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들였다. 국채 수익률이 낮게 움직이면서 주식 배당 수익률이 더 높아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해도 배당 덕에 채권 투자보다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15일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 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펜뮤추얼 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낮은 국채 수익률이 증시 강세장의 바탕이었다”며 “국채 수익률이 3%로 오르면 주식시장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애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채권수익률 상승이 “미래 인플레이션 상승의 신호라면 이는 모든 금융자산에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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