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어폴로지' 티파니 슝 감독, "할머니들이 나를 위로했다"

중앙일보

입력 2017.03.19 00:01

업데이트 2017.03.21 14:30

티파니 슝 감독

티파니 슝 감독

캐나다 감독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2009년 아시아 학술 여행에서 접하기 전까진 위안부에 대해 전혀 몰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 정부가 이 잔혹한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전쟁은 끝난 지 오래지만, 이런 상황이 할머니들을 계속 괴롭히고 있었다. 위안부 문제는 아시아의 과거 역사 속 비극이 아니다. 범지구적인, 현재 진행형의 문제다.”

영화 어폴로지 스틸 [사진 그램]

영화 어폴로지 스틸 [사진 그램]

6년간의 촬영이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 계획은 2년이었다. 그런데 할머니들과 주변 사람들을 알아 가는 데만 2년을 보냈다. 결국 이 영화를 선보이기까지 7년가량 걸렸다. 신뢰를 얻는 일에는 시간이 드는 법이다. 그 시간 덕분에 다큐멘터리 감독과 촬영 대상을 넘어, 할머니들의 손녀가 될 수 있었다.”

어폴로지 / 사진=영화사 제공

어폴로지 / 사진=영화사 제공

할머니들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부각하기보다, 이후의 삶에 끼친 영향이나 할머니들의 회복력과 의지를 강조했다.

“‘어폴로지’는 수십 년간 가족에게조차 (위안부 피해 사실을) 숨기며 살아온 할머니들과 그분들이 홀로 짊어져야 했던 무거운 짐을 이해하기 위한 영화다. 나 역시 어릴 때 성폭행당한 적 있기 때문에 내면의 상처를 비밀로 간직하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 역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할머니들을 만나며 나 자신의 시련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내가 그랬듯, 관객도 할머니들을 통해 영감과 용기를 얻길 바란다.”

어폴로지 / 사진=영화사 제공

어폴로지 / 사진=영화사 제공

한국에선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 집회가 26년째 계속되고 있다.

“할머니들의 연세를 고려하면, 시간이 가장 큰 적이다. 우리가 진실을 듣고 힘을 모으려 하지 않는다면 너무 늦어 버릴 것이다. 다음 세대로서 우리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이어받아 지켜야 한다. 또 어떻게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그들이 수치심 느끼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영화 어폴로지 스틸 [사진 그램]

영화 어폴로지 스틸 [사진 그램]

영화 어폴로지 스틸 [사진 그램]

영화 어폴로지 스틸 [사진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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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에서 제공받은 인터뷰 자료를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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