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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해외 서점가] 좌파가 옳았나 실용주의가 옳았나 … 문혁을 통해 본 중국 정치의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천지가 뒤집히다
(天地飜覆)

2016년은 격동으로 점철된 중국 현대사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자 최대의 비극인 문화대혁명 50주년을 맞는 해였다. 반세기 전 문혁이 오늘의 중국과 중국인들에게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를 짚어보는 저작이 쏟아져 나오고 학술토론회가 줄을 이었어야 마땅한 일이지만 중국에선 그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좌편향의 과오로 당과 인민에 수많은 재난과 혼란을 범했다”는 공산당의 공식 평가에서 더 깊이 들어가는 논의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철저히 봉인돼 있다. 문혁을 태동시킨 이상주의와 문혁 이후의 중국을 지배한 실용주의 노선의 적절한 융합점을 찾아내지 못한 게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다.

그런 척박함 속에서도 집요하게 문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 책의 저자인 양지성(楊繼繩)이 그 대표적인 존재다. 저자는 2008년 마오쩌둥(毛澤東)의 또 다른 실정인 대약진운동의 실상을 파헤친 저서 『묘비』에 이어 이번엔 문혁을 정면으로 다뤘다. 신화통신 기자 출신인 그는 지난해까지 개혁파 지식인들의 활동무대이던 월간 역사잡지 ‘염황춘추’의 부사장이었다.

상·하 두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문혁 10년과 그 전후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재조명한 저작이다. 당연히 중국 대륙에선 출판되지 못하고 홍콩에서 발행됐다. 하지만 중국의 SNS에서도 이 책의 내용 소개나 서평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게 틀림 없다. 우선 이 책을 쓰기 위한 저자의 방대한 자료 조사에 놀라게 된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참고하거나 인용한 사료·문헌만도 1000권이 넘는다. 그러니 지금까지 나온 문혁 통사로선 가장 권위 있는 책이라 할 만하다.

중국 신간 베스트셀러 (2월 16일 ~ 3월 15일. 당당망 집계) 

 성장한 후의 세계(長大後的世界, 원제 Rich and Pretty), 루만 알람(Rumaan Alam) 저, 런샤오홍(任小紅) 역, 장쑤문예출판=두 10대 소녀가 20여 년간 질투, 분노, 상처를 겪으면서 성장해 나간다는 줄거리의 소설.

② 무리에서 두드러지거나, 벗어나거나(?要?出衆,要?出局), 리샹롱(李尙龍) 저, 후난문예출판=작가가 직접 겪거나 들은 41편의 이야기를 통한 인생지침서.

③ 단 맛 좋아하듯 쓴 맛을 좋아해야 해(?要像喜歡?一樣喜歡苦, 원제 Sweetbitter), 스테파니 댄러(Stephanie Danler) 저, 쑨루(孫?) 역, 장쑤문예출판=미국 뉴스쿨대학 문학석사 출신 여성의 자전적 성장 소설. 뉴욕 맨하탄 고급 레스토랑의 22세 종업원인 주인공을 통해 와인과 미식, 사랑을 풀어간다.

④ 송나라 시대 한 조각(一剪宋朝的時光), 바이루어메이(白落梅) 저, 후난문예출판=55편의 송사(宋詞)를 엮은 선집. 상세한 해설과 흥미로운 관련 고사 등을 곁들여 고전시가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⑤ 너와 함께 해야만 온 세계 2(和?在一起才是全世界2), 따닝(大?) 저, 바이화저우문예출판=‘달링’을 음차해 각각 ‘따닝’과 ‘따린’이라 부르는 연인의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일화 모음집 2탄. 다채로운 고양이 커플 일러스트가 곁들여져 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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