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캠프 인사 자질 공방' 이재명-문재인 누가 맞나 봤더니

중앙일보

입력 2017.03.15 01:53

업데이트 2017.03.15 03:15

15일 KBS 본관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TV토론회가 끝난 뒤 온라인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향해 “가짜뉴스를 갖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방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 '다이빙벨 외압' 관여 의혹…진익철 전 구청장은 '채동욱 정보유출' 연루 의혹

이 시장이 토론에서 문 전 대표의 캠프 영입 인사의 자질 논란을 꺼낸 게 빌미가 됐다. 이 시장은 “자신의 권위를 위해 경비원을 동사시켰다는 의혹이 있는 진익철 서초구청장,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친박뉴스’ 이모씨 등등 이런 분들 그만 좀 받으시고 청산하고 내보내면 안 되겠느냐”고 말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문 전 대표 측은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 둘러싼 李-文 주장, 누가 맞을까?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전 당대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전 당대표

문재인 캠프 권혁기 부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전 부시장은 부산영화제 담당이 아니었다”며 “부산영화제는 경제부시장 담당 업무로, 민주당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다이빙벨 영화 상영을 위해 부산시청과 면담할 당시 정 전 부시장이 아니라 경제부시장을 면담했다. 정 전 부시장이 다이빙벨 영화 상영을 막았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진 전 구청장에 대해서도 “진 전 구청장과 청원경찰이 사망한 사건은 무관하다”며 “당시 차기 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허모 전 시의원이 인터넷에 돌연사 의혹을 제기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2013년 5월 28일 불구속기소 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곧바로 이 시장을 ‘가짜뉴스 유발자’로 몰아세웠다.

양쪽의 엇갈리는 주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다. 당시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 시장의 말이 사실에 더 가깝다.

우선 정 전 부시장이 다이빙벨 상영을 방해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은 2015년 초 영화계 종사자들과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정 전 부시장,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문재인 캠프에 영입된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해 외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문재인 캠프에 영입된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해 외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2014년 9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부산시와 정부가 중단 압박을 하자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상영을 강행했다.

이듬해 1월 부산시가 이 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한 당사자로 정경진 당시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김광회 당시 시 문화관광국장이 지목됐다.

이 위원장을 인터뷰한 당시 시사인 보도(제386호, 2015년 2월 7일)에서 이 위원장은 정 부시장과 김 국장을 만났다고 했다. 당시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이용관: 1월23일 정경진 행정부시장과 김광회 국장을 만났다. 주로 김 국장이 얘기했는데, 감사 결과가 좋지 않다며 새로운 사람이 와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시장도 같은 취지로 말했다. “시장님 뜻인가?” 그렇다고 했다. “나한테 물러나라는 건가?” 역시 그렇다고 했다.

정 부시장도 이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정 부시장은 당시 시사인의 확인 취재에 “쇄신이 우선이고, 도저히 쇄신이 안 된다면 그 논리적 귀결로서 새로운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發 다이빙벨 보복 시나리오'에 정 전 부시장도 관련

다음날인 1월 24일 부산시는 “이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비롯한 인적 쇄신 등 조직 혁신 방안을 영화제 집행위원회에 요구했다”며 사퇴 요구를 인정했다. 그러자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보복이란 비판이 커졌고, 부산시는 이틀만에 “사퇴를 요구한 적 없다”며 발뺌했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을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보복성으로 봤다. 이같은 의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휘 아래 체계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 2014년 9월의 메모에는 '교문위 신성범 간사-국감장에서 성토 당부' '부산영화제-다이빙벨-이용관 집행위원장, 60억 예산 지원' '다이빙벨 상영할 것으로 예상됨→수사' 라고 써 있다.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할 경우 대응 시나리오다.

당시 부산시와 감사원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대한 집중 감사를 벌였다. 쇄신이란 명분을 내세워 이 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산영화제 예산은 반토막이 났고, 영화제 집행위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고발 등이 차례대로 이어졌다. "감사에서 문제가 발견돼 쇄신을 요구한 것뿐"이란 정 전 부시장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정 전 부시장이 다이빙벨 상영을 막는 데에도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적어도 상영 이전부터 존재한 시나리오에 따라 상영 이후 보복으로 의심되는 인사 조치 시도에 관여했다는 건 사실이다. 이 시장의 주장이 사실에 가까운 셈이다.

문 캠프 측 해명대로 영화제 업무를 관장하는 건 경제부시장이다. 그런데 왜 업무 관장자도 아닌 행정부시장이 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에 나섰는지 이유를 해명하는 건 정 전 부시장의 몫으로 남아 있다.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경비원 사망 책임 주장은 사실 아냐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다.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다.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에 대한 경비원 사망 책임 논란은 문 캠프의 주장이 사실에 가깝다.


2013년 1월 서초구청 청원경찰 A씨가 24시간 연속 근무 직후 숨지자 구청장의 부당한 징벌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가 진익철 당시 구청장의 관용차 주차 안내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추위를 피할 초소를 이용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진 구청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진 전 구청장이 의혹을 받는 건 따로 있다.

그는 2013년 혼외자 파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아들에 대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진 전 구청장은 당시 채 전 총장 아들의 개인정보를 조회ㆍ유출한 것을 적어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샀다.

참여연대가 채동욱 정보유출에 관여한 청와대와 국정원 직원 등 8명을 고발할 때 진 전 구청장도 포함돼 있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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