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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없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
함성득 지음, 섬앤섬

468쪽, 1만8000원

87년 체제 이후 5년 단임 대통령의 후반은 늘 불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마저 당했다. 원인으로 제왕적 대통령제가 꼽히곤 한다. 저자는 제도가 아닌 운영상의 문제라고 본다. 의회해산권도 없는 대통령이 무슨 제왕적이냐는 지적이다.

성공한 역사는 있는 데 성공한 대통령은 없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로 ‘성공하려는 패러다임’을 들 수 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야망이 임기 내 달성이 불가능한 국정과제를 설정하게 해, 이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곤 했다. 둘째는 박정희의 정치적 그늘이다. 군인 출신의 전두환·노태우뿐 아니라 독재와 싸웠던 김영삼·김대중도 박정희 모델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셋째는 과도한 차별화다.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철저히 부정하는 와중에 진영 간 대립은 심화하곤 했다. 넷째는 인사 실패다. 공식 정부조직보단 비선 라인에 더 큰 영향력을 주어 레임덕을 자초했다. 다섯째는 약한 입법 리더십이다. 국회와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해 효율적인 정책 입안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국내에서 처음 ‘대통령학’ 강좌를 개설했고, 전두환부터 박근혜까지 역대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한 학자다. 학술적 접근뿐 아니라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담겨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미래 대통령은 어떠해야 할지 좋은 참고 자료가 될 듯싶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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