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드론학과, 전용 활주로까지 … ‘항공’ 주력날개로 난다

중앙일보

입력 2017.03.0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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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항공 특성화 대학’을 목표로 구조개편을 단행한 초당대 박종구 총장은 “대학도 산업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생존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 전민규 기자]

‘항공 특성화 대학’을 목표로 구조개편을 단행한 초당대 박종구 총장은 “대학도 산업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생존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 전민규 기자]

전남 무안의 초당대는 지난달 전남도·영광군과 투자협약을 맺었다. 2021년까지 450억원을 공동 투자해 영광군 대마면에 항공대학 캠퍼스를 건립기로 한 것이다. 50만㎡의 부지에 1.3㎞의 활주로, 강의실·기숙사·관제탑·격납고가 들어설 예정이다.

취업에 강한 초당대 박종구 총장
기존 운영 무안 비행교육원 이어
2021년 영광에 항공대학 캠퍼스
“훈련기도 3대 늘려 11대로 확충”

올해로 개교 23년을 맞은 초당대는 2012년 항공 분야를 신설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 대학은 새로운 ‘항공교육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초당대가 운영 중인 무안국제공항의 콘도르비행교육원은 전국에 4곳뿐인 국토교통부 지정 전문교육기관이다. 글로벌 엔진제작업체와 함께 트레이닝 센터도 세웠다.

초당대는 또 국내 4년제 대학 200여곳 중 최초로 드론학과를 신설, 이달 첫 신입생 40명을 받았다. ‘항공 특성화 대학’을 목표로 구조개혁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을 지낸 박종구(59) 총장이다. 박 총장에게 대학 발전 방향을 물었다.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이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초당대 산악연지원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이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초당대 산악연지원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드론학과를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학과 신설은 미래 트렌드와 산업 수요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드론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잠재 수요도 많다. 민간·군사 목적 활용도 늘고, 취미로 즐기는 인구도 증가세다. 그런데 드론 조종과 정비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 없었다. 우리는 장비 제조·설계보다는 우수한 운영 인력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

2년간 취업률 85% … 매일 현황 챙겨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이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초당대 산악연지원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이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초당대 산악연지원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신설학과라 투자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항공학부 강의동 4층을 ‘드론월드’로 바꿨다. 2억원을 들여 3개의 실습실, 정비실을 갖췄다. 드론 조종을 위한 시뮬레이터 장비, 소형 취미용부터 고가의 대형까지 다양한 실습용 드론도 마련했다. 매년 규모를 확대해 강의동 1~4층 전체를 드론월드로 꾸밀 생각이다. 미국 퍼듀대 박사 출신 등 드론산업에 특화된 교수들도 영입하고 있다. 대학원 과정도 개설하려 한다.”
다른 대학에 비해 항공 분야는 후발주자인데.
“국내 10여개 대학에 관련 학과가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엔 확실한 ‘비교 우위’가 있다. 다른 대학 중에는 자체 시설이 없어서 비행훈련을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무안국제공항의 교육원에서 자체 교육을 할 수 있다. 훈련기 8대를 운영 중이고, 이 달말까지 3대 더 확충한다. 해남군에도 1㎞의 훈련용 활주로가 있다. 2021년 항공 캠퍼스 조성이 완료되면 명실상부한 항공교육의 메카가 될 것이다.”
무안공항의 초당대 콘도르비행교육원 훈련 모습. 국토부가 지정한 전문교육기관이다. [사진 초당대]

무안공항의 초당대 콘도르비행교육원 훈련 모습. 국토부가 지정한 전문교육기관이다. [사진 초당대]

‘작은 대학( 정원 3300명)’이지만 구조조정이 활발하다. 취임 후 2년간 8개 학과를 통폐합했다.
“구조개혁은 일회성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산업 수요 변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대학도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 정책, 미래 유망 산업을 감안해 항공·간호·조리 등 비교 우위가 있는 학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개편에서 IT융합학부는 드론학과로 흡수했다. 건축토목학과는 건축학과로 단일화했는데, 토목 산업이 정체된 상태라는 걸 감안했다. 특급호텔 조리사를 다수 배출한 조리과학부도 개편했다(외식조리창업학과 신설). 외식 산업의 성장에 따라 전문가를 양성하려고 한다.”
‘취업에 강한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2년간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이 85%대다. 원활한 취업을 위해서는 학교 차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취업 현황을 거의 매일 보고 받고, 출장 중에도 거르지 않는다. 월 2회 취업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학과 간담회에서 취업 지원에 관한 어려움을 듣고 해결하고 있다.”

1학년 때부터 교수가 1대1 취업지도

높은 취업률의 비결을 좀더 소개한다면.
“학생들에게 1학년 때부터 비전과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우리 대학은 적성·진로 탐색을 돕는 ‘직업의 탐구’, ‘커리어 디자인Ⅰ·Ⅱ’ 수업이 필수과목이다. 아울러 교수·학생 간 일대일 멘토·멘티로 맞춤형 취업지도를 하고, ‘잡 카페’를 운영해 취업 정보도 실시간 제공한다.”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평소 수업의 질도 잘 관리해야할 것 같다.
“수업 질 관리를 위해 모든 교수가 매 학기 전 과목에 ‘강의품질개선결과보고서(CQI)’를 제출한다. 강의 운영, 평가, 교수법, 학생 반응, 개선방안 등 5개 항목을 자가 진단한다. 이 내용은 교수 업적평가에 반영되는 데,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도 주어진다. 또 교수·강사가 휴강하려면 반드시 일주일 전에 사유서를 내고, 일정에 따라 보강수업도 해야 한다.”
그런데 취업만 강조하면 교양 교육이 소홀해질 수도 있다.
“기업인들을 만나면 ‘요즘 학생은 소통 역량이 부족하다’ ‘검색만 능하고 보고서 작성은 시원치 않다’는 불만을 듣곤 한다. 교양, 인성도 기업이 중시하는 경쟁력이다. 총장 취임 후 ‘총장 추천 도서’ 200권을 직접 골라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고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문·사·철’ 고전에 경제·경영·사회·정치 분야 필독서를 포함시켰다. 인문학 교육에 스포츠 교육, 악기 연주도 병행하는 ‘퐁피두’ 인증제도 시행 중이다. 일년 내내 토익 등 외국어 강의를 운영하는 데, 비용 절반은 학교가 지원한다.”

지방대가 ‘백화점식 학과’해선 못 버텨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방대가 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지방대의 ‘아킬레스건’이다. 대학에 입학 가능한 인구가 내년엔 올해보다 1만8000명 더 줄어든다. 광주·전남권만 1500명 이상 감소한다. 이런 상황에선 규모가 작은 지방 사립대는 수도권의 대형 대학처럼 모든 학과를 키우는, ‘백화점’식으로는 운영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 부단한 구조개혁으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개교 이래 실사구시의 학풍을 지켜온 초당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이 될 것이다.”
대선 공약으로 교육부 폐지까지 거론된다.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교육부 역할을 어떻게 보나.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교육부는 필요한 부처다. 정부에겐 고등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고 조율할 책임이 있다. 대학 위기의 본질은 대학의 경쟁력 저하에 있다. 글로벌화, 디지털 혁명,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대학의 혁신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교육부가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대학들이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게 중요하다.”
◆박종구 총장
1958년 광주광역시 출생.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87년부터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98년부터 10여년간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 국무조정실 정책차장,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의 고위 공직을 거쳤다. 아주대 총장 직무대행(2010~11),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2011~14)을 역임한 그는 대학 경영의 노하우로 “기업인을 자주 만나 산업의 변화상을 포착하고 대학에 반영하는 것”을 꼽았다.

만난 사람=강갑생 사회1부장·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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