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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매치에서 친정팀 상대 동점골 넣은 이상호, 기분은?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의 시즌 첫 수퍼매치는 무승부로 끝났다. 양 팀 간의 새로운 스토리메이커 이상호(30)가 서울에겐 의미있는 승점 1점을 안겼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인 서울과 FA(대한축구협회)컵 우승팀 수원의 이날 대결은 올 시즌 공식 개막전으로 치러졌다. K리그 최대 라이벌 경기로 수퍼매치로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을 보기 위해 3만4376명의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7시즌동안 수원에서 뛰다 지난해 12월 서울로 팀을 옮긴 이상호는 양 팀간의 스토리메이커가 됐다. 라이벌 팀 관계인데다 직접적인 선수 거래가 많이 없던 두 팀 사이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만큼 수원에겐 '배신자', 서울에겐 '새로운 동지'라는 칭호가 붙었다. 경기장에선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양 팀 팬들 분위기가 갈렸다. 수원 팬들은 야유를 보냈고, 서울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이상호는 0-1로 서울이 밀리던 후반 17분에 동점골까지 넣었다. 김치우가 오른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을 수원 수비수 맞고 흘러나오자 윤일록이 전진 패스를 시도해 문전에 있던 이상호에게 연결됐다. 이상호는 재빨리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골을 넣고 잠시 환호하던 이상호는 별다른 특별한 세리머니는 하지 않았다.

경기 후 이상호는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도 후반에 몸이 괜찮아서 골까지 넣었다. 이겼으면 좋았을텐데 비겨 아쉽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친정팀 상대로 넣어서 기뻤다기보단 경기에서 득점을 한 게 기뻤을 뿐이다. (상대가) 친정팀이다보니까 나름대로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마음 속으로 기뻐했다"면서 골 넣은 당시 기분을 밝혔다.

경기 내내 양 팀 팬들 사이의 '뜨거운 감자'였던 이상호가 느낀 그라운드 분위기는 어땠을까. "많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경기력에 지장을 줄까봐 내 나름대로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 했다"던 그는 "서울 팬들이 나를 향해 더 신경써서 환호해준 것 같다. 서울 팬들에게 고맙다. 수원 팬들은 당연히 야유를 할 거라고 생각했고, 야유를 할 때 부담이 있었다. 그걸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자 옛 동료였던 염기훈, 이정수 등의 축하를 받은 이상호는 "동계훈련을 하면서 잔부상이 있었다. 개막전이 수퍼매치가 아니었다면 아플 때 쉬기도 했을 지 모르지만 개막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운동을 쉬는 게 싫었다. 아파도 더 열심히 하려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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