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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 3월호] 이재명 성남시장의 아내 김혜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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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를 꿈꾸다 한 집안의 아내이자 두 아들의 엄마가 된 여자. “남편 덕분에좋은 사람들과 같이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게 고맙다”며 웃는 사람. 작은 습관이나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기여하고 싶다는 사람. 이재명 성남시장의 아내, 김혜경(50)이다. 

[여성중앙 3월호]

[여성중앙 3월호]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등하게”

훤칠한 키에 맑은 웃음이 눈에 띄는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본지 인터뷰 전, 국회 스케줄 하나를 소화하고 오는 길. 인터뷰 후에는 또 방송사 촬영이 있다고 했다. 대선 주자만큼이나 바쁜, 이재명 성남시장의 아내 김혜경씨다.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은 건 26년 전. 처음 만난 건 이재명 시장이 변호사 시절, 김혜경씨가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유학을 앞둔 때였다. 서울 잠실의 한 커피숍에서 소개팅 상대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의 눈에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미모의 여성이 들어왔다. 남자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사실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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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에게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써왔던 일기장을 건네며 청혼했다. 그렇게 둘은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고, 여자는 계획돼 있던 유학도 포기하고 전업주부가 됐다. 아들 둘을 낳았고, 그동안 남편은 인권 변호사, 시민운동을 거쳐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어린 시절, 소년공으로 공장 일을 하다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파란만장한 생을 살아온 남편은 이제 자신이 소년기를 보냈던 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어엿한 대선 주자로 국민 앞에 섰다.

이재명 시장의 대학 시절, 당시 중앙대 교복을 입고 [여성중앙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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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손가락 혁명군’, 촛불 정국에서 시원한 발언으로 ‘사이다’라 불리며 뜬 변방에서 온 이재명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아내, “국민을 설득시키려면 나부터 설득시키라”며 남편의 공약을 점검하는 까다로운 국민의 한 사람, 그리고 영부인이 될지도 모르는 여자. 김혜경은 “만약 영부인이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조심스럽게 그럴 기회가 주어진다면, 문화나 인식을 바꾸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아내’라고 하면 왜 제일 먼저 ‘희생’이라는 단어가 떠오를까요 
러니까요(웃음). 전 결혼 전부터 ‘세상에서 제일 못 할 짓이 정치인의 아내’라고 생각했어요. 좀 차려입고 나가면 잘 차려입었다고 뭐라고 하고, 또 소박하게 입으면 품위 없다고 하고. 일상에 제약도 참 많잖아요. 어려운 자리 같았어요. 그래서 남편이 시장 선거에 나간다고 했을 때 정말 많이 말렸어요. 이혼하자고 협박도 하고.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애들도 다 크고 여유가 생겨서인지 몰라도, 나가서 봉사도 하고 사회에 좋은 일도 하고 싶어요.

그럴 나이잖아요. 남편이 시장 되고, 정치 쪽 일을 하다 보니까 직업으로라도 좋은 일을 같이할 수 있어 좋아요. 또 이재명 시장을 지지하는 분들은 좋은 분이 참 많아요. 신념이 있는 분들이어서 그분들 뵈면 제가 되레 용기가 나요. ‘내가 더 잘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이재명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다는 게 복이죠. 

이재명 시장의 캐릭터가 굉장히 독특하잖아요. 공격적으로 얘기하고, 공격받으면 또 즉각적으로 세게 대응하고. 그래서 사과할 일도 생기고요. 옆에서 보며 조마조마한 적 없나요 
근데 이 사람이 사실 그렇게 즉흥적으로만 말하는 건 아니에요. 많은 사람이 ‘저 사람 불안하다’ ‘저렇게 과격한 말을 하나’ 걱정하실 텐데, 이 사람은 사실 다 생각하고 발언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 사람이 변방, 저 밑바닥에서 올라온 사람이잖아요. 벼룩이 튀지 않으면 눈에 잘 보이지가 않듯이, 그런 의미에서 이해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남편한테 정책적 조언도 가감 없이 하는 편인가요 
전 남편한테 ‘나부터 설득시키라’고 해요. ‘기본 소득’ 공약(가족 수와 조건에 따라 나라에서 배당금을 주는 제도. 예를 들어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는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하면 1년에 120만원 정도 배당액이 떨어진다)에 대해서도 제가 “나라에서 왜 공짜 돈을 줘? 내 세금 걷어서 어디다 쓰는 거야?” 물어봤어요.

우리 국민은 아직 그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잖아요. 제가 이렇게 느낀다면 국민도 똑같은 생각일거잖아요. 이해가 돼야 하는데, 아내도 설득시키지 못하는 정책이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리 없죠. 그런 면에서 끊임없이 얘기하는 편이에요. 

이재명 시장도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하나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말 진짜 많아요, 집에 오면(웃음).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매일같이 얘기를 꺼내죠. 전 늘 제 경험, 애 키우는 엄마의 생각에서 얘기해줘요. 일반 국민의 생각이 제 생각일 테니까. 요즘은 남편이 제 반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학술적이거나 고차원적인 얘기는 정책팀에서 하는데, 그게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저한테 먼저 실험해보는 거죠. 
둘째 아들과 나들이하는 이재명(1994) [여성중앙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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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성남시민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에 반영된 게 있나요 
저희 아들이 고3 때였어요. 아침 일찍 학교 가서 밤 12시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하고 오는데, 화장실이 너무 불편하다는 거예요. 아들이 키가 186cm거든요. 앉아서 공부만 하니까 살도 많이 찌잖아요. 덩치 큰 애가 쪼그리고 앉아서 볼일을 보기가 너무 힘든 거죠.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이 “애가 담을 넘어서 학교 옆 아트센터 화장실을 간다”고 하는 거예요. 집에서는 다 양변기를 쓰는데 학교에는 아직도 쪼그려 앉는 화장실이니까 불편한거죠. 남편한테 그 얘기를 했어요. 특히 여자애들은 화장실을 못 가서 변비에 시달리고, 막 쓰러진다더라고. 그 뒤 남편이 ‘학교 화장실을 고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시장이 되고 나서 진짜 학교 화장실을 싹 고쳤어요.

이재명이라는 남자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솔직하게 
당시에 카폰이라고, 정말 벽돌만 한 걸 들고 소개팅에 나왔는데, 완전 아저씨 같다는 느낌?(웃음) 남편이 20대 때 변호사 개업을 했는데, 당시 어린 변호사들은 일부러 나이들어 보이려고 결혼한 것처럼 반지도 끼고 다니고 외모도 좀 아저씨처럼 꾸몄대요. 첫인상보다 두 번째 만났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수요일에 처음 만났는데, 목요일 오후 3시에 차를 몰고 우리 집 앞으로 왔어요. “오늘은 바다를 보러 갑시다” 하고 핸들을 탁 꺾는데 그때 그 입매가 생생히 기억나요. 굉장히 선명하고, 웃는 게 참 깨끗했거든요. 그때 속으로 ‘음, 한번 만나볼까?’ 생각했죠(웃음).

첫째 아들을 안고 볼에 뽀뽀하는 김혜경(1992) [여성중앙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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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순간이 있었나요 
이 사람이 프러포즈를 되게 빨리 했어요. 본인 말로는 처음 만난 순간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던데(웃음). 사실 당시 이재명은 딸 가진 집에서 선뜻 결혼시킬 만한 사윗감은 아니었잖아요. 본인이 아무리 변호사라고 해도 7남매에, 홀어머니에, 개천에서 난 용이고. 근데 이 사람은 본인의 살아온 환경에 대한 얘기를 만난 첫날 다했어요. 숨기려 하지 않고, 변명도 안 하고. 그 모습이 담백하고 깔끔하게 느껴졌어요.

제가 치사한 남자를 싫어하거든요.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하는 사람. 근데 이재명은 세상을 대하는 마음 자세가 우직하게 자기 갈 길 가고, 본인의 환경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고. 그게 참 좋아 보였어요. 보통 고생하고 산 사람들은 다시 그 쪽으로 눈 안 돌리잖아요. 나만 빠져나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근데 그렇지 않은 모습이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정치인 이재명 말고, 아내 앞에서 이재명은 어떤 남자인가요 
굉장히 여린 사람. 상상 안 가시죠?(웃음) “밥 차려!” 하면서 막 소리 지를 것 같죠?(웃음) 근데 굉장히 여린 사람이에요. 남편이 출근할 때 제가 산책 삼아 늘 같이 걸었거든요. 근데 요즘에는 너무 바빠지기도 했고, 조찬 모임에, 회의도 많아서 오전 산책을 빠지는 날이 많았어요. 그래서 퇴근하고 좀 늦게 오더라도 집 앞 중앙공원을 같이 걸어요. 얘기하면서 스트레스 해소하고.

전 사실 신나는 음악 들으면서 박자도 맞추고 운동도 하면서 걷고 싶은데 남편은 제가 귀에 뭘 꽂으면 되게 싫어해요. 자기랑 얘기해야 되니까(웃음). 

제주도 신혼여행 중에(1991) [여성중앙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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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가운 남편이네요. 밖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미주알고주알 다 얘기하고…
대신 이런 건 있어요. 26년째 살다 보니까 파악한 게, 이 사람이 뭔가 결정하고 결단을 해야 할 때는 그 특유의 얼굴 표정이 딱 있거든요. ‘나 지금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어’ 하는. 그럴 때는 말 안 걸고 그냥 놔두는 편이에요. 혼자 고민하고 해결되면 와서 또 말 걸 테니까(웃음).

부부 싸움은 주로 어떤 걸로 하나요 
초반에는 환경도 너무 달랐고,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남편이 1993년에 성남 참여연대 시민모임을 만들었는데, 그때가 둘째 막 낳고, 큰애는 돌 지났을 때라 하나는 안고 하나는 업고 “언제 들어오느냐”고 막 울면서 전화하고 그랬어요. 그때 처음으로 크게 싸웠던 것 같아요. 처음 시민모임을 만들 때였는데 남편은 한 번 집중하면 그것만 보는 사람이거든요. 

부부 싸움에 대처하는 이재명 시장의 자세는 어떤가요 
흠, 뭐 ‘처분만 기다린다’였던 것 같아요(웃음). 뭐든 달게 받겠다. 자기는 장문의 편지를 써놓고 조용히 나가고. 싸우는 재미는 참 없는 사람. 나중에 싸운 건 주로 애들 일로 의견 차이가 생겼을 때였죠. 전 엄마니까 아무래도 자세하게 좀 알고 싶고, 부모가 이 정도는 해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스타일이고, 남편은 거의 방목, 큰 울타리만 쳐주고 애들이 알아서 하게끔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근데 지금 애들이 대학도 가고, 군대도 갔다 오고 하는 걸 보니까 남편이 옳았던 것 같아요.

그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 더 평형으로 만들기 위해 정책으로써 또 사회 인식적으로도 배려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영부인도 같이 노력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재명 시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는 어땠나요? 말리진 않았나요
선 출마는 오히려 제가 하라고 했어요. 성남시장에 재선했잖아요. 제가 봐도 성남이 바뀌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시민들도 좋아하시고요. 분당에서 냉대가 정말 심했거든요. 근데 재선한 뒤 제가 인사를 다니면 “내가 태어나서 민주당은 처음 찍어봤다”고 하는 어르신이 정말 많은 거예요. 또 젊은 엄마들 만나면 애 키우는 데 혜택도 많고 하니까 좋아하시고요.

만약 대통령이 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잖아요. 좋은 것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돌아갈 수도 있을 테고. 전 그런 신뢰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많이 알리고 다니는 거고. 이재명의 진심을 전해드리고자 노력해요.

요즘 남편 일로 함께 다니면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나요
전 직장 일을 했던 것도 아니고, 밖에서 다른 사람과 많은 말을 하고 사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집에서 남편하고나 대화했지. 원래 전공도 피아노였고요. 근데 요즘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또 어제는 팟캐스트 녹음도 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아마도 남편 얘기를 해서 그런 것 같아요.

바깥에는 알려져있지 않은 남편의 또 다른 면, 그건 저밖에 모르는 일이잖아요. 나만 알고 있는 이재명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니까 편하게 얘기하게 되고, 또 재미있어들하시니 저도 좋고요.

‘내 남편이지만 이런 건 참 한결같다’ 하는 게 있다면요 
남편이 프러포즈할 때 내게 자기 일기장을 줬어요. 열세 살 때부터 쓴 건데, 경북 안동에서 올라와 공장 다니면서 대학 들어가고 사법고시 봤을 때까지 쓴 일기장. 거기 보면 사법 시험 준비할 때의 자기 마음가짐을 쓴 게 있어요. 요새 다시 보니까 그 때 일기 내용이나 요즘 이 사람이 대선 출마해서 하는 말이나 똑같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징그러울 정도로 같은 신념을 갖고 있어요.

사실 남자가 가정을 갖고 돈 벌고 하면서 변해가는 게 정상일 텐데. 이 사람은 어떻게 계속 이 마음을 가져갈 수 있을까 신기했어요. 

첫째 돌잔치 때(1992) [여성중앙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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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중에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요 
얼마 전에 읽은 것 중에 가슴 아픈 게 있었는데, 이 사람이 어렸을 때 공장을 다녔으니까 출근할 시간이 학생들은 등교 시간이잖아요. 당시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나 봐요. 그 여학생은 저 쪽에서 교복을 입고 걸어 오는데 자기는 공장으로 가야 하고. 그게 얼마나 싫었겠어요. 마주쳤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인사는 한 것 같은데, 그러고서 본인의 모습에 대해서 써놨는데 되게 짠하더라고요.

부부가 정치적인 이야기나 논쟁도 하는 편인가요
정책이나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항상 많이 얘기하죠. 사람들의 반응, 안 좋은 소리, 좋은 소리 다 전해요. 그런데 이 사람은 철칙이 있어요. 공직에 있을 때 인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일 같은 건 단칼에 잘라요. 성남시장 되고 나서 초반에 그런 것 때문에 제가 갈등이 참 많았어요. 이럴 거면 혼자 하지, 왜 나보고 행사장에도 가라 그러고 선거 운동도 하라 그랬나. 서운한 마음이 진짜 많았죠. 그 선을 지키기가 굉장히 애매하거든요.

내가 시장 아내로서 누구와 너무 반갑게 인사하는 것조차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 사진 찍히고, 누구한테 특별하게 대했다고 말이 돌고요. 그래서 이 사람이 항상 얘기하는 게 공직자의 친인척은 존재 자체가 부담이고, 권력이라고. 굉장히 예민해요. 일반 사람과 공직자의 가족은 삶의 자세가 달라야 된다는 걸 배웠어요. 그냥 조심해서도 안 되고 정말 처절하게 조심해야 돼요.

영부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치가 많이 바뀌었어요. 영부인에게도 한 여성으로서 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정책 같은 건 대통령이나 정치권에서 하겠지만, 캠페인이라든지 문화를 바꾸는 일은 섬세한 영부인이 더 잘 어울리지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정책으로 실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작은 습관이나 인식을 바꾸는 건 영부인의 활동을 통해서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교육도 많이 받고 사회적 지위도 높아졌는데 가정에서는 아직까지 그 굴레를 탈피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굉장한 손실이죠. 여성의 능력을 풀로 못 쓰니까요. 가정에서는 가정대로 완벽하길 원하고, 한국 남성들의 인식은 안 바뀌고요. 일단은 그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 더 평형으로 만들기 위해 정책으로써 또 사회 인식적으로도 배려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영부인도 같이 노력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성남시장 재선 당시 개표 날 캠프에서 부부의 환한 모습(2014) [여성중앙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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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활동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배려에 관심이 많아요. 지역을 다녀 보면 미혼모라든지, 한 부모 자녀도 많거든요. 도움의 손길이 많이 뻗쳐야 하는 곳인데 우리나라 사회 인식이 아직 거기까지는 많이 못 미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면 해요.

이 사회의 한 구성원이자 여성으로서 이재명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본다면
이재명이 촛불 정국에서 ‘사이다’로 떴잖아요. 시원한 말만 해서가 아니라, 이 사람한테 기대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아요. 적폐 청산하고, 재벌 개혁, 검찰 개혁 등에서 청소를 깨끗이 할 사람이라는 데에 점수를 많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침대나 소파 비싼 거 들여놓는다고 집 안이 깨끗해지는 게 아니잖아요.

이재명은 나라에 막 좋은 걸 가져다가 눈을 가리기보다는 깨끗이 청소할 수 있는 사람, 그 후에 또 좋은 가구를 들여놓고 빛이 날 만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게 나라냐?” 하고 화난 국민에게 “이게 나라다!” 하고 떡하니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대통령감이 아닐까 싶어요.

에디터 성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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