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1000만 년 전 진주에 캥거루쥐 같은 동물 살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화석을 근거로 만든 복원도다. [사진 문화재청]

화석을 근거로 만든복원도다. [사진 문화재청]

앞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이 귀여운 동물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몸 크기는 10㎝ 정도. 뒷발로 콩콩 뛰며 공룡이나 악어, 그리고 새들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이름하여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 ‘한국 진주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 형태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처음 발견했다는 의미에서 ‘코리아’ ‘진주’ 두 지명이 화석 명칭에 들어갔다.

백악기 포유류 발자국 세계 첫 발견 #몸집 평균10㎝, 발지름 1㎝도 안돼 #뒷발 2개로 콩콩 뜀걸음하는 형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남 진주시에서 중생대 백악기(1억4500만~6600만년 전)에 살았던 새로운 포유류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번 화석은 캥거루처럼 뜀걸음(hooping)하는 형태의 총 9쌍의 뒷발자국으로 이뤄졌다. 중생대 백악기 뜀걸음형 포유동물 발자국 화석으로는 세계 처음이다. 또 중생대를 통틀어 비슷한 발자국 화석은 아르헨티나 쥐라기(2억130만년~1억45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아메기니크누스’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백악기는 공룡이 번성했다가 멸종됐던 중생대 마지막 시기다. 이번 화석은 1억1000만 년 전인 백악기 진주층에서 나왔다. 지난해 1월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팀이 처음 발견했고,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한국·미국·중국 3개국이 공동 연구팀을 구성했다.

발자국 크기와 보행형태를 분석한 결과 이번 포유동물은 몸집이 10㎝도 되지 않았다. 발자국 지름은 평균 1㎝가 안 됐고, 보폭은 4.1㎝ 남짓이었다. 현생 캥거루쥐처럼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상당히 길고 강력했다. 현재 뒷발로 뜀뛰기 하듯 이동하는 포유류로는 캥거루·캥거루쥐 등이 있다.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처음 발견된 뜀걸음 형태의 포유류 발자국 화석. 500원 동전보다 훨씬 작다. [사진 문화재청]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처음 발견된 뜀걸음 형태의 포유류 발자국 화석. 500원 동전보다 훨씬 작다. [사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학예연구관은 “지금까지 진주층에선 공룡·익룡 발자국, 어류·곤충 화석 등이 국내 최대 규모로 나왔다”며 “이번 발굴로 우리나라 백악기에 포유동물이 확실하게 있었고, 또 종다양성이 매우 높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지명)을 따서 새롭게 학명으로 명명된 중생대 척추동물(발자국 포함) 화석은 모두 20종에 이른다. 임 연구관은 “포유류 발자국은 파충류와 달리 각 발 크기가 상대적으로 고르고, 발가락 사이 각도도 일정해 이번 화석이 포유류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 온라인호에 지난 7일 게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내년 하반기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진품 화석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