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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SF 속 진짜 과학 <6> 영화 '아이언맨'과 로봇 슈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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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하는 일만큼 로봇 슈트가 필요한 때는

영화 ‘아이언맨’은 로봇 슈트를 이용해서 슈퍼 영웅이 되는 어느 공학자의 이야기입니다. 유명한 무기 회사의 대표이자 뛰어난 학자이기도 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어느 날 악당에게 잡히고 맙니다. 악당들은 그에게 팔아먹을 미사일을 만들라고 시켰지만, 그는 무기를 만드는 척하면서 로봇 슈트를 만들지요. 동굴 안에서 여러 가지 부품을 이용해서 만든 로봇 슈트는 입은 사람의 힘을 몇십 배나 강하게 만들어주는 장치입니다. 평범한 사람도 입기만 하면 자동차도 들어올리고 하늘을 날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악당들을 물리치고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로봇 슈트를 개조하여 슈퍼 영웅으로 활약합니다.

토니 스타크는 헐크처럼 힘이 세지도 않고, 캡틴 아메리카처럼 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토르처럼 번개를 뿜는 망치를 가진 것도 아니죠. 그는 단지 똑똑한 학자일 뿐입니다. 당연히 악당과 정면에서 맞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죠. 하지만 아이언맨 슈트를 입으면 그는 단번에 하늘을 날고 광선을 쏘며 적을 물리치는 슈퍼 영웅이 됩니다.

이 모든 것은 로봇 슈트 또는 파워드 슈트라고 불리는 강화복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오래전 ‘스타쉽 트루퍼스’라는 SF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강화복은 동력을 이용해 초인이 되게 해 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강화복을 입은 사람이 움직이면, 감지 장치가 움직임을 측정해서 더욱 센 힘을 내게 해 줍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나 노인도 커다란 짐을 가볍게 들고 돌아다닐 수 있게 해주죠.

강화복을 사용하면 힘이 세지기 때문에 튼튼하고 무거운 갑옷을 걸치고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으며 그만큼 악당의 공격을 맞아도 무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사일이나 커다란 총처럼 여러 가지 무기를 달고 싸울 수도 있지요. 강화복을 사용하기 위해 특별한 조종 장치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옷처럼 입고 움직이는 것만으로 초인이 될 수 있죠. 그만큼 편하고 사용하기 쉽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강화복은 로봇 슈트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로봇은 아닙니다. 사람이 입었을 때 비로소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작동하게 되는 도구이지요. 사람이 입고 활동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인공지능이 반란을 일으켜서 사람을 해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이나 헐크 같은 초인과도 맞서 싸울 수 있지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힘도 필요합니다. 강화복은 용기를 가진 사람에게 영웅이 될 수 있는 힘을 전해주는 과학 도구입니다.

하지만 초인이 되는 것 말고도 강화복에는 매우 많은 쓸모가 있습니다. 힘을 강하게 만들어 주니 공사장이나 짐을 나르는 곳에서도 도움이 되겠지만, 의료용 기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죠. 예를 들면 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들어서 다리가 약해진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다리는 매우 약해서 제대로 일어서기도 힘들고 잘 걸을 수도 없죠. 하지만 강화복을 입으면 달라집니다. 지팡이 없이는 서지도 못하는 노인들도 마음껏 등산을 즐기고 여행을 다닐 수 있죠. 그래서 노인이 많은 일본에서는 강화복을 구입할 때 의료보험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좀 더 나아가, 사람의 생각만으로 강화복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몸이 마비된 분들의 의족으로도 쓸모가 있겠지요. 세상의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강화복을 사용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힘이 세지는 만큼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은 똑같이 강화복을 입은 악당과 맞서 싸웁니다. 식칼을 악당이 사용하면 흉기가 되듯, 강화복 역시 누가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슈퍼 영웅도, 슈퍼 악당도 될 수 있죠.

언젠가 강화복을 입은 악당이 사람들을 위협하고 해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동차로 사람을 다치게 한다고 해서 자동차가 나쁜 것이 아니듯이, 강화복 역시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나쁜 것은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 그것을 남용하는 사람이지요.

그런 악당이 나타나면 틀림없이 강화복을 입은 영웅이 세상을 구할 것입니다. 전쟁 무기를 만들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되어 세상을 구한 것처럼, 강화복은 악에 맞설 용기를 가진 사람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아이템, 즉 과학의 힘으로 작동하는 기적의 도구이니까요.

전홍식 SF&판타지 도서관 관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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