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경쟁 후보들을 줄곳 앞서더니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론조사 얘기가 아니다. 구글 검색량 얘기다.
검색엔진에서 사람들이 어떤 후보의 이름을 더 많이 검색했을까를 보면, 차기 대통령에 누구의 이름이 오를 것인지 미리 알 수 있을까. 당시 미국 대선을 시작으로 이 같은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가 앞선 것으로 보였던 여론조사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의 검색량이 더 많았다. 여론조사도 못 맞추는 대선 결과를 데이터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난 90일 동안 구글에서 어떤 인물의 이름이 가장 많이 검색됐는지 알아봤다. 비교에 쓰일 이름을 선정한 기준은 1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율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다.
검색어의 상대량 변화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2월14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인물은 안 지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량을 100분위로 나누고, 비교되는 다른 키워들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안 지사의 검색 상대량은 69로, 문 전 대표의 59를 앞섰다. 안 전 대표는 15를 기록했고, 황 권한대행은 11로 나타났다.
안 지사의 검색량은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1월 중순 17 정도를 보였던 안 지사의 검색량은 2월2일 70까지 치솟았다.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검색량은 늘거나 줄기를 반복하며 다른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검색 서비스로 구글보다 네이버가 더 많이 쓰이는 실정이다. 네이버의 통계는 어떨까? 네이버 트렌드는 총 3가지 키워드 비교분석을 지원하므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안 전 대표를 비교하는 것으로 압축했다.
네이버 트렌드 분석에서도 안 지사의 검색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지사는 6일을 기준으로 81을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51, 안 전 대표는 31이었다.
안 지사의 검색량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큰폭으로 상승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모양새다. 1월 중순 이후부터는 경쟁자를 크게 따돌리는 검색량을 보이며 1위를 이어오고 있다. 경쟁자들의 검색량이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큰 굴곡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