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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무력부장傳(14)] 김정은 고민끝 최종선택한 박영식은 누구

중앙일보

입력

박영식 인민무력상(인민무력부장)은 정치군인 출신이다. 야전 지휘관 출신들이 오던 자리에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서 발탁됐다. 총정치국은 군대의 당 정치사업을 추진하고 군 간부 선발, 군사작전 명령서에 대한 당적 통제를 하는 기관이다. 쉽게 말해 조선인민군 내에서 넘버1인 조직이다.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2015년 6월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김정은 오른쪽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다. [사진 노동신문]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2015년 6월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김정은 오른쪽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다. [사진 노동신문]

그 동안 인민무력부장은 대부분 야전 지휘관인 총참모장을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역대 인민무력부장 13명 가운데 김광협, 김창봉, 오진우, 최광, 김영춘, 김격식, 현영철 등 7명이 총참모장 출신이다. 인민무력부장 가운데 총정치국 출신이 맡은 것은 박영식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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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은 장정남에 이은 군부 내에서 김정은식 두 번째 발탁 인사였다.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은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가는 위치로 승진이 보장되는 자리다. 현철해 인민군 원수, 김수길 평양시위원회 위원장이 이 자리를 거쳐 갔고 현재는 조남진 중장(한국의 소장)이 맡고 있다. 따라서 박영식은 언젠가는 중용될 것으로 점쳐져 왔다.

하지만 총정치국 출신이 군수·장비·건설·군사외교 및 민방위 업무를 수행하는 인민무력부장에 온 것은 이례적이다. 전임자 김수길 평양시 위원장처럼 정치적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영식을 발탁한 것은 전임자 현영철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한 군부의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현영철의 반당·반혁명에 대한 휴유증을 조기에 진화하고 인민군대의 유일사상체계를 다지기 위해 총정치국 출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박영식은 2014년 4월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으로 오면서 중장(별 2개)에서 상장(별 3개)으로 진급했고 2015년 6월 현영철 다음으로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되면서 대장(별 4개)으로 승진했다. 초고속 승진이다.

박영식 인민무력상(김정은 왼쪽)이 2015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21주기를 맞아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 군부 고위인사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앞줄 왼쪽부터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이영길 총참모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정은, 박영식 인민무력상,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 노광철 상장. [사진 노동신문]

박영식 인민무력상(김정은 왼쪽)이 2015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21주기를 맞아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해 군부 고위인사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앞줄 왼쪽부터 조남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이영길 총참모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정은, 박영식 인민무력상,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 노광철 상장.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인사 스타일의 특혜자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박영식은 인민무력부장으로 1년 7개월을 재직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 인민무력부장으로서 최장수다. 앞으로 박영식의 운명은 모를 일이다. 김정은이 군부 내 잦은 인사로 ‘신뢰 주기’ 보다는 ‘긴장 유발’의 전략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북한 언론은 박영식을 호명할 때 인민무력상으로 적고 있다. 지난해 6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를 확대·개편해 국무위원회로 바꾸었다. 과거 인민무력부가 국방위원회 산하였다가 지금은 국무위원회 산하로 들어갔다. 아울러 인민무력성으로 개칭했다. 따라서 인민무력부장이 인민무력상이 된 것이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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