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졸업식…서당 예법에서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중앙일보

입력 2017.02.07 18:44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회초리와 책을 전달하는 세책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회초리와 책을 전달하는 세책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오후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지석강당. 유건에 도포를 차려입은 학생 12명이 변정빈(49·여) 교장 등 교사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들이 배웠던 책과 회초리를 건넸다. 중학교 시절인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들에게 감사하는 뜻을 표하는 세책례(洗冊禮) 의식이다. 세책례는 옛날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다 배우면 학동들이 훈장에게 음식과 술을 대접하던 이른바 '책걸이'를 재현한 의식이다. 학생들은 이어 부모님과 스승들 앞에 앉아 차를 대접하는 진다례(進茶禮)로 다음날 있을 졸업식 리허설을 마쳤다. 진다례는 차를 우려 어른들에게 대접하며 감사의 큰절을 올리는 예법이다. 교사들은 진지하게 리허설에 참여한 졸업생 56명을 향해 "3년간 고생들이 많았다. 앞으로도 몸을 갈고 닦아 공부를 하라"며 격려했다. 졸업생 김빛나(16)양은 "옛날 유생들이 입었던 도포를 입고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다 보니 중학교 3년이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회초리와 책을 전달하는 세책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회초리와 책을 전달하는 세책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회초리와 책을 전달하는 세책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지도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회초리와 책을 전달하는 세책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밀가루와 계란이 난무하는 졸업식을 대신해 알찬 이벤트로 졸업행사를 치르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종 공연이나 이벤트를 도입한 행사부터 전통예법으로 졸업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행사들이 큰 호응을 받는 추세다.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남평중은 8일 졸업식을 세책례와 진다례로 꾸민다. 전통예법을 재현한 졸업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졸업의 참된 의미를 깨우쳐주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진선미 인성캠프'를 진행해왔다. 차명상 수업과 다례교육, 다도경연대회, 스승의 날 진다례, 차문화 체험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변정빈 교장은 "전통예법 졸업식은 진선미 인성교육의 결정체"라며 "스승과 가족의 은혜에 감사를 드리는 졸업식을 통해 부모님과 학생 모두에게 평생에 남을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7일 전남 나주시 남평중학교 졸업생들이 스승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차를 우려 바치는 진다례 의식을 하고 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음악회나 오케스트라 같은 공연무대로 졸업식을 꾸미는 학교들도 있다. 대전 동산고는 지난 3일 졸업식을 '군악대와 재학생이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로 치렀다. 후배들의 축하합창으로 시작된 행사에서는 공군 군악대의 색소폰 연주와 중창, 졸업생 선배의 성악 공연이 이어졌다.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는 동안에는 지난 3년간 추억을 담은 영상들이 공개돼 스승과 제자들 모두 추억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부모님에 대한 세족식과 합창·축구·탁구대회·스키캠프 모습을 담았다.

지난 3일 대전에서 열린 호수돈여중 졸업식에서는 학생들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진행됐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졸업생들을 축하한 뒤에는 3년간의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동영상도 감상했다. 지난 4일 열린 대전 산흥초 졸업식에서도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연주하는 '나의 꿈 나의 행복콘서트'가 펼쳐졌다.

학생들의 추억을 담은 UCC(사용자제작콘텐트) 공개로 졸업을 자축하는 학교도 있다. 울산 신언중은 9일 졸업생들의 추억을 주제로 제작한 UCC를 시청한다. 울산 동천고도 축제나 등교시간에 벌어진 일 등을 주제로 3학년 반별로 UCC를 만들어 발표한다. 김명팔(50) 울산 동천고 교사는 "딱딱하고 형식적인 졸업식을 탈피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동영상을 제작해 참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구 경서중학교는 10일 열리는 졸업식을 '가면무도회'로 꾸민다. 졸업생 50명이 달성군청에서 열리는 졸업식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가면을 쓰고 공연을 펼치는 행사다. TV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처럼 가요 대결을 펼치고 반별 합창 공연도 진행한다. 유진권(51) 경서중 교감은 "가면을 쓰면 자신감이 더욱 커지는 만큼 흥겨운 졸업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나주·울산·대구=김방현·최경호·최은경·김정석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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