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학부모회…최순실과 떴다 추락한 ‘최씨 동네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2017.02.03 02:06

업데이트 2017.02.0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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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순실씨와의 인연을 악연으로 느낄 만한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일 뇌물공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박채윤(48)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는 최씨의 동생 최순천씨 부부와 한때 한 아파트에 산 인연으로 최씨를 알게 됐다. 특검팀은 박 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인에게 1000만원짜리 프랑스 H사 가방 등 명품 가방 2개를 포함해 수천만원어치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를 통해 각종 특혜를 받는 과정에서 박 대표가 남편인 김영재 원장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박 대표의 남편이자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 원장에게는 프로포폴을 불법 처방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청와대에 ‘보안손님’으로 드나들며 박근혜 대통령을 몰래 진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씨 부부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고, 최씨를 등에 업고 자신들이 만든 화장품을 청와대와 유명 면세점에 납품했다. 2014년에는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이들의 해외 진출을 제대로 돕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씨 자주 갔던 마사지·헬스클럽
정동춘·윤전추 검찰 불려다니고
단골의사 김영재 부부도 구속 위기
독일서 정유라 대출 특혜 준 이상화
유재경 대사 소개해줘 수사선상에

지난달 31일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유재경(58) 주 미얀마 대사는 지난해 3월 최씨가 면접을 봐서 박 대통령에게 천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대사와의 관계는 최씨 모녀의 독일 거주지가 매개가 됐다. 당시 최씨와 딸 정유라씨가 2015년 독일에서 집을 구할 때 25만 유로(3억여원)를 대출받게 도와준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2본부장이 유 대사를 최씨에게 소개했다. 이 본부장은 최씨 모녀가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체류할 때 외환은행 독일 법인장이었고, 유 대사는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장으로 독일에서 근무했다. 특검팀은 청와대가 하나은행 최고위층에 부탁해 이 본부장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는지 조사 중이다.

‘최순실의 사람들’은 최씨 주무대인 서울 강남 일대에도 포진해 있다. 최씨 덕분에 ‘벼락 출세’를 했다가 최근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5월 K스포츠재단 2대 이사장으로 발탁된 정동춘씨는 최씨가 드나들던 운동기능회복센터를 강남구 신사동에서 운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청문회에서 위원들로부터 “아직도 이사장을 하고 있느냐”며 꾸중을 듣기도 했다. 대통령 전속 헬스 트레이너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3급)은 최씨가 자주 찾던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헬스클럽 트레이너였다. 윤 행정관은 지난달 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당일 청와대에 있었지만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을 천거할 정도로 힘을 썼던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와 현대자동차의 1차 벤더 업체로 성장했던 중소기업 KD코퍼레이션 이종욱 대표의 부인 문모씨는 정유라씨가 졸업한 경복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최씨와 친분을 쌓았다. 하 교수는 ‘이화여대 대리 수강’을 기획한 혐의(업무방해)로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다. 순천향대 측은 하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검찰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불려 나왔다.

현대차 납품 특혜 이종욱은 학부모 인연

고영태씨는 한때 문체부 산하 공기업 GKL과 포스코 등 기업들을 휘저으며 펜싱단 창단 등 최씨의 스포츠 사업을 주도했던 심복이었다. 고씨가 운영한 공방에서 만든 가방은 ‘박근혜 가방’이 됐고, 대통령 의상을 만들던 ‘샘플실’도 그가 관리했다. 지난 1일 헌법재판소에서는 대통령 측이 고씨와 최씨가 불륜 관계라고 주장했다. 최씨를 ‘대장’이라고 부르며 따랐던 조카 장시호(구속)씨는 빙상계 인사에 개입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지만 연일 특검팀에 불려 나오고 있다. 장씨는 최근 재판에서 이모인 최씨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김나한·송승환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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