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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캐피털, 현대카드서 완전히 손 떼기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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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제너럴일렉트릭(GE)이 현대카드와 결별했다.

지분 전량 매각…6700억 추정
AI 등 고부가가치산업 집중 의도

GE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대카드 지분 43%(6900만 주) 전량을 현대커머셜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알프인베스트에 나눠 매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커머셜이 이날 현대카드 주식 19.01%(3048만 주)를 주당 9780원 꼴인 2981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한 점을 고려하면 총 매각 금액은 6700억원대로 추산된다.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이 2001년 인수한 다이너스카드를 토대로 2004년 현대차와 GE가 조인트벤처로 세운 회사다.

GE가 현대카드 지분을 정리한 것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GE는 지난해 초 가전사업부를 중국 하이얼그룹에 54억 달러에 매각했고, 2013년에는 NBC유니버설 보유지분 49%를 167억 달러에 컴캐스트에 넘겼다. GE는 회사의 중추를 기존에 전자·금융에서 인공지능(AI) 로봇과 제조·설비 자동화, 스마트홈 등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에 GE캐피털이 보유한 자산 중 에너지·설비 등 산업 자산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리하고 있다. 이번 현대카드 지분 매각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GE가 2015년 4월부터 현재까지 매각한 자산은 총 1980억 달러(약 228조원)에 달한다.

GE캐피털은 지난해 10월 현대캐피탈 지분 23.3%를 현대차와 기아차에 나눠 703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GE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묶어 현대차에 넘기려 했으나, 현대차가 자동차 판매에 도움이 되는 현대캐피탈만 인수하겠다고 해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GE의 현대카드 지분 매각으로 현대차와 GE 간에 금융부문 제휴는 완전히 끊어지게 됐다.

GE캐피털 리처드 랙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와 협력해 현대카드의 지분을 모두 팔 수 있게 돼 기쁘다. 현대카드는 지난 12년간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당초 GE가 10년 계획으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에 지분 매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부문에서 손을 떼기로 한 GE 본사 차원의 방침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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