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각 “김우중이 망하고 싶어 망했나…묻어버린다는 얘기도”

중앙일보

입력 2017.02.01 16:47

“형님 자체가 위험해져요. 김우중(대우그룹 회장)이가 망하고 싶어서 망했겠어요? 네?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도 나쁜 사례인데, 수백 명한테 돈 뿌리고 자기 편의를 확답받았을 거야. 근데 어쨌든 휘몰아치기 시작하니까 그게 안 지켜지잖아. 그렇죠?”
- 녹취파일 中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목소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일 열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검찰은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사진)의 대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녹취파일에는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 등이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 포레카를 강탈하기 위해 압박한 정황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들어있다.

송 전 원장는 차 전 단장의 추천으로 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됐고 한씨에게 전화해 지분 양도를 요구한 인물이다.

한씨와 송 전 원장이 만나 이 대화를 나눈 시기는 2015년 6월15일이다. 당시 최순실씨와 차 전 단장은 신생 광고회사 모스코스를 세운 후 포레카를 인수해 이를 발판으로 대기업으로부터 광고를 수주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미 컴투게더가 포레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최씨 등은 송 전 원장을 통해 한 대표에게 포레카 지분을 넘기라고 협박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녹취파일에 따르면 송 전 원장은 한씨에게 “출처는 묻지 마시고, 이대로 가면 컴투게더가 큰일날 지경에 닥쳤다”며 “재단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선 한 대표를 (포레카 인수자가 아닌)경영자로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원장은 한씨에게 “재단의 탑(고위층)에서 봤을 때는 형님(한 대표)이 양아치 짓을 했고 전문적인 기업사냥꾼이라고 돼 있다”면서 “막말로 얘기하면 ‘묻어버려라’는 얘기와 ‘컴투게더에 세무조사를 들여보내 없애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한씨가 “이걸 포기할 각오를 하고 오픈하면 안 되느냐”고 묻자 송 전 원장은 “그건 절대로(안 된다)”라며 “구조가 복잡하지만, 그들은 안 되게 할 방법이 108가지가 더 있다”고 했다.

한씨가 “만약 정권에서 ’취소시켜라‘라고 하면 포스코는 말을 안 들을 수도 있다”고 하자 송 전 원장은 웃으면서 “정권 얘기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한씨는 “내가 거절했을 때 당할 위해가 어떤 게 있느냐. 테러가 있느냐, 구속수사가 있느냐”고 송 전 원장에게 묻다가 “생각할수록 왜 하필 나인지 억울한 생각이 든다. 힘 있는 양반들이면 자기들이 광고회사를 만들어서 하든가 정당한 방법으로 하지 왜 2년 반 동안 공들여온 걸 갑자기 나타나서 뺏으려고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씨는 송 전 원장을 비롯한 차 전 단장 주변 인물과의 통화나 대화 내용을 모두 녹음해 파일로 저장했고 이를 부하 직원에게 넘기며 자신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쓸지 모르니 잘 보관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원장은 그동안 “한씨와 30년 지기라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고 선의에서 한 일”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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