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망토 걸친 닭, 고글 쓴 병아리 구경오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달 31일 광주시립미술관을 찾은 시민들이 붉은 닭을 주제로 한 ‘꼬끼오~’전 출품작들을 감상하며 새해 만사형통을 기원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31일 광주시립미술관을 찾은 시민들이 붉은 닭을 주제로 한 ‘꼬끼오~’전 출품작들을 감상하며 새해 만사형통을 기원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붉은 닭의 기운으로 다복과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세화전(歲畵展)이 호남지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세화’는 새해를 맞아 집안에 액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12간지 동물 형상을 그려 문에 붙였던 그림이다.

광주·전주, 닭띠해 맞아 세화전 풍성
광주시립미술관, 19일까지 기획전
작가 40명, 닭 울음소리 등 주제로
조선대미술관, 3일까지 전시회 열어
작가 58명, 시·서화·목공예 등 출품

광주시립미술관은 “본관 1층 아트라운지에서 오는 19일까지 신년기획전 ‘꼬끼오~’전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4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에는 회화와 사진·서예 등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강연균·황영성 화백과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 등이 여명과 개벽을 상징하는 닭 울음소리를 주제로 전시를 꾸몄다. 강연균 화백은 닭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가족을 지키려는 듯 들판에 선 아빠 닭과 병아리를 돌보는 엄마 닭을 정겹게 표현했다. 황영성 화백은 해학적인 모습을 한 닭 작품을 출품해 설 연휴 준비로 지친 주부 등을 잡아끈다. 조진호 관장의 ‘무등의 새 아침’은 닭 날개를 알록달록하게 채색해 밝은 분위기를 표현했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오는 20일까지 다양한 장르의 닭 작품을 모아놓은 기획전을 연다. ‘어둠 속에서 만물의 영혼을 일깨우다’란 주제의 전시에는 회화와 영상·조각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윤남웅·이선미·이조흠·전현숙·정선휘·박구환·송영학 등 작가 14명이 신작 20여 점을 출품했다. 닭 이미지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거나 닭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송영학 작가는 붉은 망토를 걸친 닭과 고글을 쓴 병아리가 등장하는 ‘포기할 수 없는 꿈’이란 작품을 내놓았다. 박구환 작가는 트럼프카드를 패러디한 ‘즐거운 외출Ⅲ’을 통해 닭의 이미지를 해학적으로 그렸다.

조선대미술관은 오는 3일까지 ‘정유년 세화전’을 연다.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58명의 작가가 시·서화와 금속·목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여준다. 정해숙 작가의 ‘진실’(Truth)은 붉은 태양 아래서 달걀을 품고 있는 암탉을 표현해 모성애를 강조했다. 서유경 작가의 ‘소녀와 꼬꼬’는 부드러운 색 처리를 통해 닭과 소녀 간의 교감을 표현했다.

광주 은암미술관에서는 오는 4일까지 ‘붉은 닭으로 여는 새벽’전이 열린다. 닭의 ‘오덕(五德)’인 문(文)·무(武)·용(勇)·인(仁)·신(信)에 관한 주제를 다룬 전시다. 주홍·채종기·한희원·황순칠 작가 등 19명이 닭의 해를 맞아 희망을 담은 작품 45점을 출품했다.

전북 전주에서도 닭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주시 진북동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는 오는 8일까지 ‘Dak展(전)’이 열린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오는 26일까지 ‘새벽을 알리다’란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최경호·김준희 기자 ckha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