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에 투자·고용의 장벽 쌓아라”

중앙일보

입력 2017.02.01 01:00

업데이트 2017.02.01 01:00

지면보기

경제 09면

“지금 미국은 멕시코에 투자의 장벽을 쌓아야 한다.” 세계 최고의 부호로 꼽히는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77·사진)이 재력 면에서 한 수 아래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훈수를 던졌다.

멕시코 최고 부호 슬림의 훈수
“트럼프는 협상 위해 우리 자극
분개하지도 항복하지도 말자”

멕시코 최대 통신사인 텔맥스텔레콤과 아메리카모빌 등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는 슬림은 2010년부터 4년 연속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포브스 부호 랭킹 1위를 기록한 인물.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유재산이 58조원에 이른다.

최근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며 그 비용을 멕시코에 떠넘기려는 트럼프에 맞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슬림은 멕시코시티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열었다. 슬림은 “멕시코는 미국의 최고 파트너이자 보완국가”라며 “멕시코 노동자는 중국 노동자에 비해 뛰어나고 효율적”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또 “미국이 제조업을 해서 세계 리더국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멕시코 국경에 (물리적) 장벽을 쌓을 게 아니라 멕시코에 투자와 개발, 고용의 장벽을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바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슬림은 12세 때부터 사업을 시작하며 남다른 성과를 냈다. 지금은 200여 개의 기업을 소유·경영하는 멕시코의 재벌총수다. 슬림의 지인은 “더러운 오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슬림”이라고 얘기한 만큼 트럼프를 뛰어넘는 사업가임에 틀림없다. 슬림은 “트럼프는 협상을 하기 위해 멕시코를 자극하고 있다”며 “우리는 분개하지도 항복하지도 말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멕시코 국민을 다독였다.

슬림은 특히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취소한 니에토 대통령의 결정을 멕시코 국민이 지지하는 것을 보고 "멕시코 국민의 단합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