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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국산 경공격기 미국 수출에 전력투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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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장조원 한국항공대 교수

장조원
한국항공대 교수

FA-50은 T-50 고등훈련기를 원형으로 제작한, 첫 국산 경공격기다. 미국 7공군 사령관 제프리 레밍턴과 잔 마크 주아스 중장이 2009년과 2014년에 국산 고등 훈련기 T-50에 탑승해본후, 세계 최고의 ‘명품’ 훈련기라 극찬을 한 바 있다. 필자도 얼마전 T-50 기종과 동일한 기체의 FA-50을 직접 탑승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항공기 성능에 큰 감명을 받았다.

우선 FA-50은 무엇보다도 민첩하면서 안정성이 뛰어나다. 항공역학 교과서 대로라면 민첩성이 좋을 경우 안정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FA-50은 민첩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디지털 제어 기술을 채택했다. 그래서 조종사가 기동을 하면 나머지 조종면은 컴퓨터가 계산해서 필요한 만큼 스스로 움직인다. 또 디지털 제어장치로 한계치를 넘지 않도록 제어하므로 속도가 떨어져 추락할 염려가 없다. 제어불능 상태에서도 조종사가 추력을 중간 정도에 넣고 조종간에서 손을 떼면 신기하게도 알아서 회복한다.

이륙 후 주어진 공중전 적기 임무를 끝낸 뒤 FA-50은 430노트 속도에서 24.2초 만에 360도를 급선회하며 민첩성을 과시했다. 또 조종사는 1만 2천 피트 고도에서 3만 5천 피트까지 60도의 상승각으로 1분30초 이내에 상승하는 기동을 가볍게 보여줬다.

이와 같은 FA-50은 이착륙 거리, 상승률, 최고 속도, 선회반경, 항속거리, 무장 등 여러 성능을 견주어 볼 때 일부는 F-16 전투기를 능가하기도 한다. 기체 자체가 공기역학적으로 설계가 잘 돼 있고 가볍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MIG-21과 비교해볼 때 민첩성 뿐만 아니라 레이더 탐지거리와 공대공 미사일 사거리 등에서도 훨씬 우세하다.

FA-50의 또 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정밀성이다. FA-50의 레이더는 크기가 작지만 효율이 좋고 정밀성이 뛰어나다. 또 레이더의 방향을 위아래로 바꿔 공대공과 공대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고 야간 임무가 가능하므로 다양한 임무수행에 적합하다. 조종사는 데이터 링크를 통해 레이더가 도달하지 않는 항적의 비행정보를 급기동하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빠른 장면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간에, 또 전투기와 지상 간에 실시간 전장 상황을 공유해 효율적인 합동작전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명품’ 항공기가 한국 영공을 지키고 또 고등훈련기로 사용되고 있어 자랑스럽고 안심이 된다. 또한 4개국에 56대 수출을 기록하며 항공 수출 산업화를 견인하는 옥동자로 거듭나고 있다.

2017년에는 세계 최대 훈련기 교체사업인 미국 APT사업(1차 350대 17조원 규모)의 기종 선정이 있을 예정이다. 명품 항공기 FA-50(T-50)은 그 자체 만으로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 2017년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한국 항공 산업의 미래가 더욱 빛나길 기대해 본다.

장조원 한국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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