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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박 대통령 풍자 누드'…경찰, 재물손괴 혐의로 보수단체 회원 연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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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중인 풍자 예술작품 전시회 '곧, BYE! 展'에 전시됐던 작품 '더러운 잠'이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훼손됐다.

24일 오후 의원회관을 찾은 보수단체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회원 일부는 이 작품을 집어 던졌고, 바닥에 떨어진 액자를 밟는 등 작품으르 훼손시켰다. 전시 주최측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작품을 훼손한 회원들은 재물손괴 혐의로 연행됐다. 작가들은 훼손된 그림을 증거로 경찰에 제출하는 한편, 다른 작품들을 철거했다. 이들은 작품을 훼손한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31일 까지 예정됐던 전시는 앞으로 국회 의원회관이 아닌 대학로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더러운 잠(사진)'은 마네의 '올랭피아'라는 작품을 패러디한 이구영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 기힉자 측은 "올랭피아를 재 해석하여 현 정권에 보내는 금기에 대한 도전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 작품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침몰하는 세월호를 뒤로 하고 나체로 누운 채 사드 미사일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안고있다. 최순실 씨는 박 대통령 곁에서 주사기를 들고 앉아 있다.

주최측은 "여성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수치심을 느낀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도 "박근혜-최순실 정권을 풍자한 작품 모두가 폄하되고 철거되어야 하는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것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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