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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다시 시작 …"어, 서울에서도 진짜 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오전 종로2가에서 종로1가로 걸어오면서 포켓스탑 여섯 곳에 들렀고 포켓몬 다섯 마리를 잡았다. 영하 10도에 가까운 엄동설한에서도 스마트폰을 향한 손가락질은 쉬이 멈추기 어려웠다. 또 시작됐다. 지난해 여름 국내에서 강원도 속초 붐을 일게 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GO)' 얘기다.

이제는 포켓몬 잡으러 굳이 속초에 가지 않아도 된다. 포켓몬고 제작사인 나이언틱랩스는 24일부터 국내에 포켓몬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포켓몬고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유저들이 길거리를 다니며 포켓몬 캐릭터를 잡아 훈련시키고 서로 대결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출시됐을 때 국내에서는 강원도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만 게임을 할 수 있어 해당 지역의 '포켓몬 관광' 붐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포켓몬고 체험 취재를 위해 속초에 갔었다. 그때의 진풍경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서로 '피카추'가 나오는 지역의 정보를 공유하며 속초 시내 곳곳을 배회했다. '레어템'이 나오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 마디로 포켓몬 축제의 장이었다.

그때를 회상하며 포켓몬고를 다시 가동했다. 집 근처 교회에 '포켓스탑'(포켓볼과 아이템 등을 얻는 일종의 정류장)이 있었고 벌써 '체육관'(포켓몬끼리 결투를 벌이는 곳)은 '고랩'의 누군가에게 점령된 상태였다.

서울 시내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속초에서 단련한 기자의 레벨은 6. 종로2가에서 종로1가로 가는 길. 종로 젊음의 거리 앞, 3·1독립운동기념터, 새마을운동기념사업회 동상 등 곳곳에 포켓스탑이 널려 있었다. 매일 걷는 익숙한 그 장소가 포켓몬 원정길로 바뀌었다. 위치가 다소 부정확하게 나올 때도 있었지만 지도 구현도 제법 매끄러웠다.

곳곳에 가득한 포켓스탑들

곳곳에 가득한 포켓스탑들

그렇게 계속 길을 걷다보면 포켓몬들이 출몰한다. 종로타워 앞에서는 깨비참을 발견했다. 가운데 앞에 놓인 포켓볼을 던졌다. 잡았다(Gotcha!)

종로 시내에서 깨비참 잡기

종로 시내에서 깨비참 잡기

종로 시내에서 깨비참 잡기

종로 시내에서 깨비참 잡기

종로 디타워 앞에서는 귀여운 발챙이가 있었다. 역시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종로 시내에서 발챙이 잡기

종로 시내에서 발챙이 잡기

추워서 들어간 카페에는 구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계산을 하다말고 포켓볼을 던졌다. "카드 안 주시나요, 손님?" 직원이 물었다. 그제서야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카드를 건넸다.

카페에는 구구가

카페에는 구구가

평일에 한창 업무 시간인 서울 시내에서 포켓몬고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다만 카페 옆 자리에 앉은 커플은 한창 포켓몬고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었다. "오빠, 나 포켓몬 좀 잡고 올게"라고 여자친구가 말하자 남자친구는 "그래 앞에 똑바로 보고 다녀"라고 답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반응은 벌써 뜨겁다. 네티즌들은 "포켓몬고 하려고 나왔는데 너무 춥다""이제 속초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포켓몬고 출시를 반겼다. 한 네티즌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잉어킹이 나왔다"며 '인증샷'까지 올렸다.

화장실에서 잉어킹 나온 네티즌

화장실에서 잉어킹 나온 네티즌

다시 시작된 포켓몬고 열풍이 얼마나 갈까. 일각에서는 이미 한 차례 포켓몬고 열풍이 분 데다 전국에 서비스 되면서 희소성이라는 메리트까지 사라져 예전만큼 인기를 끌진 않을 거라고도 말한다. 데니스 황 나이언틱 아트총괄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기업들과 포켓몬고 서비스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 특화된 서비스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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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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