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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블랙리스트 폭로’ 유진룡 전 장관 소환

중앙일보

입력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23일 오후 2시쯤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에 블랙리스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나올지 유 전 장관의 진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 전 장관의 조사는 지난달 수사 개시 전 이뤄진 비공식 참고인 출석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유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폭로한 인물로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특검은 그동안 문체부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비교하면서 블랙리스트에 청와대가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명단 작성·관리를 지시하거나 최소한 이를 승인 또는 묵인·방조한 게 아닌지 유 전 장관의 진술을 통해 확인해보겠다는 것이다.

2014년 7월 자리에서 물러난 유 전 장관은 지난달 말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퇴임 한 달 전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해 1월과 7월 두 차례 블랙리스트 문제로 박 대통령과 면담도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자신이 직접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2014년 1월쯤 “이런 식으로 하실 거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10월 유 전 장관은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문체부 1급 실·국장 6명으로부터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위증 혐의로 21일 새벽 구속하고 전날 두 사람을 동시에 불러 박 대통령 개입 여부 등을 조사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의 존재나 지시 및 개입 여부를 부인해 온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이들을 유 전 장관 조사를 통해 압박할 추가 단서 확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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