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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미스터 쓴소리' 임태훈 소장을 인권위원으로 위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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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선임 병사가 이틀간 180개의 초코바를 먹도록 후임 병사에게 강요하는 ‘취식 강요’사례가 적발되는 등 병영내 인권침해 사고가 잇따르자 해병대가 칼을 뽑아 들었다.

해병대사령부는 외부 전문가 8명을 인권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고 23일 밝혔다. 자문위원에는 우리 정부의 인권대사를 지낸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와 조중신 한국 성폭력위기센터 소장, 문흥안 건국대 법과대학 교수,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영문 아주편한병원 교육원장, 김혁중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등이다.

이들은 2년 임기 동안 전ㆍ후방 부대를 돌면서 인권교육을 하고, 인권교관과 인권지킴이 양성교육에 참여한다. 또 해병대사령부에 인권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병대의 인권자문위원 중 가장 눈에 띠는 사람이 임태훈 소장이다. 임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군 인권 전문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를 2009년 만들었다. 이후 군 인권 침해사례를 고발하면서 군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 안 했다. 그런 그를 인권자문위원으로 앉힌 건 그만큼 인권침해 사고에 대한 해병대의 고민이 컸다는 걸 보여준다고 군 안팎의 평가다.

임 소장과 군인권센터는 2014년 제28 보병사단 폭행사망 사건(윤일병 사건) 때 “고문에 가까운 지속적 폭행에 의한 의한 쇼크사로 죽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폭로했다. 당초“생활관에서 만두를 먹다가 목에 걸려서 질식사했다”고 발표한 군 당국은 축소ㆍ은폐 논란으로 비난을 받게 됐다. 이밖에 병영 내 인권침해 사건들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임 소장은 군에선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우리 군도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민간에 비해 변화 속도가 약간 느릴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자문위원들과 힙을 합해 군 인권의 변화상을 세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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