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나의 계절 왔다” 중도 행보로 문재인과 차별화

중앙일보

입력 2017.01.23 01:37

업데이트 2017.01.2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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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2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자신에 대한 ‘페이스메이커’ ‘차차기 주자’ 등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2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자신에 대한 ‘페이스메이커’ ‘차차기 주자’ 등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승부수로 던지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토크 콘서트 열고 대선 출마 선언
“사드 배치 뒤집으면 심각한 위기”
“이재용 영장기각 그럴만한 이유 있다”

안 지사는 22일 5시간짜리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 대선출정식에서 자신이 ‘차기’가 아니라 ‘차차기’용이란 문 전 대표 측의 평가를 거부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올해 52세인 안 지사는 64세의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적자인 제가 시대교체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제 말이 안 트인 이유가 문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무조건 때릴 수도 없고 ‘나는 이거 더 잘해’라고 말하는 것도 디스(공격)하는 것 같았다”며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다음 정부를 어떤 사람에게 맡길지 묻기 시작했다. 비로소 저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이날 문 전 대표의 공약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 “사드 배치를 뒤집는 일은 동북아시아 세력 균형 속에서 심각한 위기를 가져온다”며 “전임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문 전 대표와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외교안보 공약을 총괄하는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의 한·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중국이 전략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 기각과 관련해서도 소신 발언으로 자신이 중도 진영을 포용할 수 있는 후보임을 내세웠다. 안 지사는 “삼권분립이 엄격한데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이 됐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받아들인 것이지 이 부분만 떼어서 (저를) 공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또 “문 전 대표가 자꾸 과거 문제, 이미 청산이 끝난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공약을 낸다”는 지적도 했다.

이 같은 안 지사의 ‘중도행보’는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중도 지지층을 넓히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한다. 또 문 전 대표의 ‘아류(亞流)’가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안 지사의 한 측근은 “안 지사의 중도 행보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지사직을 수행하며 어떤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인지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며 “그동안 문 전 대표와는 공통분모를 많이 말해 왔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아닌 것은 아니다’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의 33년 지기인 정재호 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직업 정치를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되지만 안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30년 직업정치인의 길을 걸어 왔다”고 말했다. 실제 안 지사 측은 노무현계의 적통을 따지자면 오히려 문 전 대표보다 안 지사 쪽에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안 지사는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의 복지 정책을 겨냥해서도 “세금을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시혜적 정치와 포퓰리즘은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 복지정책은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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