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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국립대 22위서 12위, 비결은 자율과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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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싱가포르국립대학(NUS)도 처음 법인화됐을 땐 혼란이 많았습니다. 교수들은 느닷없이 최고 수준 학술지에 논문을 많이 내라고 하니 당혹스럽기만 했죠. ”

인천대 주최 국립대 혁신 세미나
조동성 총장 “법인화 벤치마킹해야”

NUS 에서 정보시스템학과장을 맡고 있는 한정필 교수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싱가포르대학 혁신사례를 통해 살펴본 국립대학법인 혁신과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이 대학의 2006년 법인화 초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교수들 개개인의 수준은 높았지만 국제적 학술지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대학 측에서 이들 학술지의 에디터들을 싱가포르로 초청해 학술대회를 열며 관계를 맺어줬다고 한다. 교수들은 에디터들과 연구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조언을 얻었다. 이런 노력 은 대학이 법인화돼 예산을 자율 편성하고 필요한 곳에 집중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NUS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 평가에서 법인화 직전 랭킹 22위이던 것이 10년 만에 12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1위다. 공학·자연과학·인문학·사회과학·경영학 등 13개 분야는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한 교수는 그 비결로 ‘자율성’과 ‘책임’을 꼽았다. NUS는 단과대학장과 학과장에게 국제적으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보인 석학을 채용하고 그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교수 채용, 연봉 결정, 연구비 배분 등 학과 운영 전반의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NUS는 국내에서 법인화된 국립대들이 우선 벤치마킹할 대상”이라며 “인천대도 기업실무자의 요구를 반영한 산업맞춤형 교육과정 등 교육·연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인천대는 서울대(2012년)에 이어 2013년 국내에선 두 번째로 법인화한 국립대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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