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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AI 접목한 에듀테크, 한국도 빨리 올라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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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필규 메가넥스트 대표

최필규
메가넥스트 대표

4차 산업혁명은 생각해 온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교육 업계에도 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에듀테크(EduTech·Education+

Technology)’ 바람이다. 실리콘밸리의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에듀테크 분야에 29억84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몰렸다. 2011년의 5배다.

그간의 e러닝, 스마트러닝은 교실 수업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옮겨 놓은 수준에 그쳤다. 에듀테크는 다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하거나, 언제 어디서나 상황에 맞는 학습을 실시간으로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해외 공항에서 영어로 체크인을 해야 한다고 치자. 그럼 스마트폰으로 빈 카운터에 가상의 직원을 증강현실(AR)로 불러내 연습을 해볼 수 있다. 실전과 다름없는 영어 대화 훈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에듀테크 교육의 예는 이외에도 무궁무진하다. 골프장에선 내 손목시계와 신발의 센서가 스윙자세와 몸무게 배분, 골프채 잡은 각도를 분석해 실시간 코치를 해줄 수도 있고, 스마트폰이 오늘 하루 내가 주고받은 대화를 분석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시해줄 수도 있다.

가장 무서운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이미 사교육 업체들은 “아마존의 AI 서비스 ‘알렉사’와 AI 스피커 ‘에코’가 교사 없는 세상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상이 생각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거란 게 더 큰 걱정이다. AI가 딥러닝을 통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려워하고만 있어선 안 된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에듀테크 바람에 한국도 빨리 올라타야 한다. 다행히 우리에겐 남다른 교육열을 가진 국민과 수준높은 사교육 콘텐트가 있다. 분홍 여우 캐릭터 ‘핑크퐁’을 내세운 유아 교육업체 ‘스마트스터디’나 수학교육 앱 ‘토도수학’으로 유명한 ‘에누마’ 같이 주목받는 스타트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에듀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아직도 e러닝은 업체마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고, 보안에 취약한 비표준방식인 플래시 기반의 콘텐트를 만들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 대응할 수도 없고 글로벌 시장에 바로 판매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학습 콘텐트를 만들 수도 없다.

최근 중국 교육 업체들이 HTML5 기반의 콘텐트를 멀티 디바이스와 멀티 브라우징 환경으로 제공하는 걸 보며 ‘자칫하다간 중국이 우리보다 앞서 가겠구나’라는 우려도 들었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도 국제 표준기술을 사용한 서비스와 콘텐트를 제공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정부가 나서서 에듀테크 산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기술·행정적 걸림돌을 걷어내고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와야 국내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최필규 메가넥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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