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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병력 3만5000명, 기부금 1억 달러…반트럼프 시위대 100만명 ‘취임식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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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취임식(현지시간 20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미리 보는 트럼프 백악관 가는 날
축하객 90만 오바마 때 절반 수준

갤럽 조사 결과 취임 전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44% 수준이다. 8년 전 같은 시기 버락 오바마 당선인의 지지율은 83%에 달했다. 줄어든 것은 지지율만이 아니다.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열리는 취임식 참가자는 최대 9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오바마(180만 명) 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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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을 돋울 수퍼스타도 보이지 않는다. 취임식 준비위원회 측이 셀린 디옹, 엘턴 존, 안드레아 보첼리 등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심지어 축가를 부르겠다고 했던 제니퍼 홀리데이는 “판단을 잘못했다”며 계획을 거뒀다.

반면 확실히 늘어난 것은 경비병력이다. 경찰과 주 방위군을 합쳐 총 2만8000명이 취임식장 안팎을 지키고 시 외곽에도 병력 7800명이 추가 투입된다. 공식적인 배경은 각종 테러 방지이지만 반(反)트럼프 시위 경계 목적도 있다. 17일까지 예고된 집회 신고만 100여 건에 이른다. 취임식 날 워싱턴DC 내에서 ‘100만 대행진’도 예고됐다.

기부금도 크게 늘었다. 15일 뉴욕타임스(NYT)는 취임식 준비위 관계자를 인용해 “기부금이 1억 달러(약 1194억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 첫 취임 당시 모금액 5300만 달러(약 633억원)의 배 수준이다. 갑부 대통령에 자산가 각료가 즐비한 내각의 출발을 축하하면서 석유기업 셰브론(50만 달러)과 보잉(100만 달러) 등 큰손들이 동참했다.

게다가 정치권의 분열과 보이콧도 통합·화합의 축제를 빛바래게 한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해킹사건 등에다 트럼프와 흑인인권운동가 존 루이스(민주·조지아주) 하원의원의 설전에 반발한 민주당에선 하원의원 최소 35명이 불참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해 신임 대통령의 취임연설 이후 의사당 안에서 오찬을 하는 전통에 반하는 일이다. 당초 불참이 예상됐던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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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미국 대통령의 의전차량 ‘캐딜락 원’은 취임식 퍼레이드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별칭은 ‘비스트(beast·짐승)’다. 제작사 GM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차량은 방호 능력과 인포테인먼트 성능을 향상시킨 ‘비스트 2.0’”이라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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