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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준비하는 20대 청년, 버스 안에서 성추행범 검거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9시쯤. 류모(22)씨는 대전시 중구 문화동을 지나던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는 옆자리에 있는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치마를 입은 여학생의 다리를 촬영하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뒤 남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스마트폰을 열어 조금 전에 찍은 사진을 확인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류씨는 남성의 휴대전화를 가로챈 뒤 사진을 삭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른 승객에게는 “112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다음 정거장에서 기다리던 경찰에 넘겨졌다.

대전중부경찰서는 남성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조사 중이다.

대학에 과학수사과를 전공한 류씨는 졸업 후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무경찰로 복무한 그는 “복무하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며 “처음에는 나서기가 두려웠지만 경찰을 꿈꾸는 사람으로 용기를 냈다”고 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16일 류씨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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