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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성폭행 2명…택시기사, 치밀하게 계획” 1명은 어떻게 피했나

중앙일보

입력

[사진 자유시보 캡처]

[사진 자유시보 캡처]

대만을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 3명 중 2명을 성폭행한 현지 관광용 택시운영사 제리(Jerry)택시투어 기사가 범행을 치밀하게 미리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범인 잔모(詹ㆍ39)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범행 당시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을 확보했으며, 주사기 상자와 요구르트 구매 영수증 등을 찾아냈다.
대만 검찰은 잔씨가 범행할 목적으로 요구르트를 사서 주사기를 이용해 강력한 신경안정제를 넣은 뒤 한국인 여성 승객에게 건네 마시도록 하고 나서 기회를 틈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검찰은 특히 택시 안에 주사기 상자를 비치한 점으로 미뤄볼 때 잔씨가 상습적으로 유사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조사중이다.

자유시보(自由時報)에 따르면 A씨 등 한국인 여성 3명은 지난 12일 저녁 6시쯤 제리택시투어의 택시를 이용해 타이베이(臺北)시 지우펀에서 스린(士林)야시장으로 이동하던 중에 잔씨로부터 요구르트를 건네받았다.

대만에서는 외국인이 택시를 대절해 관광을 하는 일이 빈번한 편이다. 택시투어 담당자가 서비스 차원에서 승객에게 간단한 차나 음료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인 여성 3명은 대만에 도착하기 전 사이트를 통해 잔씨를 일일 택시대절 운전수로 고용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대만 검찰에 의하면, 이들은 요구르트를 의심 없이 받았고 앞좌석에 탔던 A씨는 “한 모금 맛만 보고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뒷좌석의 2명은 “모두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요구르트 맛이 쓰다고 느꼈지만 대만 요구르트는 이런 맛인 줄 알고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적지인 스린야시장 도착 후 A씨는 뒷좌석의 2명을 깨웠으나 반응이 없자 피곤해 잠들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저녁 8시 20분쯤부터 1시간 가량 혼자 야시장을 구경했다. 이후 택시로 돌아왔는데 2명은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고 전했다.

호텔에 돌아온 3명 중 2명은 정신을 차려보니 택시 안에서 성폭행당한 느낌이 들었다. 현지 교민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고 이들 카페 회원 도움으로 현지 경찰과 대만 주재 한국대표부에 신고했다.

대만 검찰은 잔씨가 택시 안에서 성추행만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CCTV 확인 결과 A씨가 야시장을 간 사이에 잔씨도 잠시 자리를 비운 점을 확인하고 행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만 검찰은 잔씨의 성폭행 혐의가 분명하다고 보고 조만간 기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에서는 영업용 운송차량의 운전자의 성범죄를 중대범죄로 처벌한다. 자유시보는 잔씨의 혐의가 최종 입증되면 최대 17년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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