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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진화 또 진화…물에 녹는 반도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종이비누 메모리가 물에 녹는 장면 네 장을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했다. 비누로 된 메모리를 물에 넣으면 수초 후에 서서히 녹는다.

종이비누 메모리가 물에 녹는 장면 네 장을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했다. 비누로 된 메모리를 물에 넣으면 수초 후에 서서히 녹는다.

배학렬 연구원이 종이비누 보안용 반도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배 연구원은  향후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의료, IT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배학렬 연구원이 종이비누 보안용 반도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배 연구원은 "향후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의료, IT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상의 전환이 주효했습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최양규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물에 녹는 반도체(보안용 메모리)’ 실험장면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종이 비누에 반도체를 이식(프린팅)한 것입니다. 물에 넣자 반도체가 서서히 녹아서 사라집니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메모리개발은 저장용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 연구돼 왔지만 사물인터넷 발달하면서 개인정보 등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보안이 중요한 정보인 경우 사용자가 메모리를 손쉽게 파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합니다. 종이비누 반도체와 함께 ‘액적(물주머니)’을 부착하면 무선통신으로 액적을 터뜨려 메모리를 완전히 지울 수 있다고 합니다.

조용훈 교수(오른쪽)와 김세정 연구원이 종이를 기판으로 한 반도체 광소자를 바라보고 있다.

조용훈 교수(오른쪽)와 김세정 연구원이 종이를 기판으로 한 반도체 광소자를 바라보고 있다.

종이로 된 반도체 광소자에 혈액 샘플을 떨어뜨리면 혈액이 종이기판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 광소자에 도달해 건강상태를 측정한다.

'나노 반도체 광소자'는 기존 반도체 기판을 이용해 제작된다. 이 기판에서 제작된 나노 크기의 소자를 종이 기판에 옮겨 붙인다.

종이로 된 반도체 광소자에 혈액 샘플을 떨어뜨리면 혈액이 종이기판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 광소자에 도달해 건강상태를 측정한다.

KAIST 조용훈 교수 연구팀도 지난해 11월 기존 반도체 기판을 종이로 대체하는 연구에 성공했습니다. ‘나노 반도체 광소자’를 종이에 옮겨 붙이는 방식입니다. 종이는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됩니다.

연구팀 김세정 연구원은 “종이를 기판으로 한 반도체 광소자는 의료용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의 진화가 놀랍습니다.

사진·글 =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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