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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해외 서점가] “선거 대신 협상으로 민주 실현” 중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강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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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인민민주를 논하다
(論人民民主)

린상리(林尙立) 지음
상하이 인민출판사

한·중 양국에서 헌법이 관심사다. 한국은 박근혜·최순실의 헌법 유린이 이유고,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헌법 통치를 강조해서다. 중국의 헌법 1조 1항은 “노동자 계급이 영도하고 노동자·농민 연맹을 기초로 한 인민민주 전제(독재)의 사회주의 국가”로 스스로를 규정했다. 민주 공화국을 추구하는 한국과 다르다.

이 책은 인민민주 분석서다. 인민민주는 삼민주의를 주창한 쑨원(孫文)의 민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의 신민주주의가 뿌리다. 국가 권력은 인민에게서 나올 뿐만 아니라 반드시 인민이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산 계급이 장악한 민주가 아닌 평민이 공유한 민주다. 마오가 1949년 『인민민주 전제를 논하다』에서 한 주장이다. 마오의 인민은 노동자·농민·도시소자산계급·민족자산계급의 연대다. 이들이 제국주의를 대변하는 자산계급을 독재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민주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다. 개인과 국가 사이의 집단으로서 인민을 앞세운다. 평등을 추구하지만 평균주의는 아니다. 개인의 적극성을 방해한다는 이유다. 인민민주에는 또 선거가 없다. 민주를 실현하는 방법론은 협상이다.

이 책을 주목한 이유는 저자 린상리(林尙立·54) 때문이다. 푸단(復旦)대 부총장을 역임한 국제정치학자다. 시진핑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王?寧) 현 정치국원의 대학 직계 제자다. 린샹리는 지난 5월24일 중앙정책연구실 비서장으로 정계에 데뷔했다. 왕후닝의 자기 사람 심기다. 린샹리는 지난 여름 내내 18기 6중전회 문건 작성팀으로 활약했다.

저자는 “분권으로 집권을, 당정 분리로 일원화 영도를, 민중의 자주권으로 계획경제를, 사상해방으로 ‘일언당(一言堂·한 사람의 말에 모두가 동조하는 것)’을 해체하자”고 과감히 주장했다. 저자의 임무는 공산당의 정당성을 이론화하는데 있다. 그가 펼쳐갈 중국 특색의 인민민주 정치개혁을 주목한다.

중국 신간 베스트셀러 (1월 7∼13일·당당망 집계)

① 덩치 큰 영아의 나라(巨?國), 우즈훙(武志紅) 지음, 저장인민출판=베이징대 심리학 석사 출신 심리상담사의 중국 국민성 분석서. 프로이트 심리학의 관점에서 중국은 구강기도 지나지 않은 돌 무렵의 아이와 같다고 평가.

② 당신의 청춘 꿈을 잃지 말라(願?的靑春不負夢想), 위민훙(兪敏洪) 지음, 후난문예출판=영어학원으로 출발해 중국 최대 사교육업체로 성장한 신둥팡(新東方) 창업자 위민훙이 청년들에게 창업의 꿈을 실현할 방법을 보여준다.

③ 감성지수(EQ) 대화법(情商高, 就是說話讓人舒服), 주링(朱凌)·창칭(常淸) 공저, 옌볜대학출판=감성지수(EQ) 충만한 68가지 설득 기술. 기업 조직경영 전문 컨설턴트가 분석한 100전100승 대화법을 전해준다.

④ 나를 좋아해도 상관없어(我喜歡也沒關系), 왕차차(王XX) 지음, 윈난인민출판= 바다표범 밍밍과 꼬마 문어의 파란만장 모험담을 담은 만화집.

⑤ 말 잘하기(好好說話), 마둥(馬東) 출품, 중신출판=강연·소통·설득·담판·변론 5차원 화술 설명서. 미웨이(米未)미디어를 창업한 마둥의 역작.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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