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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아들 못 봐 눈물…3번째 조사 때부터 줄줄 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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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태블릿PC를 확보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10일 브리핑에서 “지난 5일 특정 피의자의 변호인으로부터 태블릿PC를 제출받았다”며 “이는 2015년 7~11월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태블릿PC는 JTBC가 입수해 보도한 뒤 검찰에 건넨 것과는 다른 태블릿PC다.

장시호

장시호

특검팀은 이후 태블릿PC 제출자가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38)씨의 변호인이라고 밝혔다. 태블릿PC에는 최씨의 e메일이 담겨 있다고 수사팀은 설명했다. 최씨가 딸 정유라씨의 훈련 비용을 내거나 비품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왜 돈을 안 보내느냐’며 삼성 측에 독촉하는 글과 ‘처리했다’는 취지의 삼성 측 답신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장씨의 변호인 이지훈 변호사와의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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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를 제출하게 된 경위는.
“지난해 10월 초 장시호씨가 영재스포츠센터 직원 2명과 함께 최씨 집에 들어가서 짐을 갖고 나오는 장면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다. 특검팀에서 그 장면을 본 뒤 ‘어떤 물건들이었느냐’고 추궁하자 장씨가 ‘태블릿PC가 한 대 있었다’고 진술했다.”(※장씨는 태블릿PC 외에 김영재 원장의 가족회사인 존제이콥스의 화장품, 청와대 마크가 그려져 있는 기념 쌀 등도 함께 옮겼다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 집은 최씨 집인가.
“그냥 집이라고만 들었다. 이모(최순실)가 짐을 챙겨 놓으라고 해서 갔다가 보따리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찍혔다고 했다.”
특검팀에서는 최씨의 또 다른 태블릿PC가 있다는 것을 언제 알게 됐나.
“지난 4일 밤 조사를 받던 장씨가 최씨 소유의 또 다른 태블릿PC가 있다고 말했다. 그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 이후 장씨의 아버지가 변호사를 통해 5일 오후에 특검팀에 제출했다.”
최씨가 조카인 장씨에게 태블릿PC를 숨겨 달라고 한 것인가.
“최씨는 장씨에게 장소를 지정해 주면서 거기에 개인 짐이 남아 있으니 갖고 나오라고만 이야기를 했다. 어디에 숨겨 달라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짐 좀 갖고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당시 최씨는 딸 정유라씨와 독일에 머물고 있었다.)
최순실

최순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태블릿PC인데, 장씨가 어디에 보관했나.
“아무래도 걱정이 되니까 장씨 부모님이 다른 곳에 옮겨 둔 것 같다.”
현재 장씨의 심경은.
“장씨가 세 번째 특검 조사를 받을 때부터 줄줄 말하기 시작했다. 변호사인 내가 할 일이 거의 없다. 특검팀에서도 ‘변호사님 안 나오셔도 됩니다. 재판 때 나오시면 됩니다’라고 말할 정도다.”(※이 변호사는 장씨가 구속된 뒤 아들을 못 봐 조사 중에 아들 얘기가 나오면 눈물을 흘린다고 말했다.)
태블릿PC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확인했나.
“잠금장치가 설정돼 있었다. 특검에 가져가서 검사랑 다 같이 잠깐 본 것이 전부다. 그때 e메일에 ‘데이비드 윤’이라는 이름이 나오니까 특검 쪽에서 ‘최순실 것 맞네’ 하고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데이비드 윤은 최씨 일을 도운 독일 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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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원한 특검팀 관계자는 “태블릿PC로 최씨가 여러 명과 e메일을 주고받았다. 보낸 e메일을 모두 최씨가 작성했는지, 다른 주변 사람이 작성한 것도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 변호인이 밝힌 태블릿 제출 이유
최순실 집서 짐 옮기다 CCTV 찍혀
특검 추궁에 “태블릿 있다” 말해
특검 “2015년 최씨 사용한 것 확인”
삼성과 주고받은 e메일 담겨 있어

임장혁·송승환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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