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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매, 온라인몰·홈쇼핑서 클릭 클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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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옥션은 지난해 9월 한국GM 본사와 손잡고 쉐보레 ‘더 뉴 아베오’ 10대를 선착순으로 온라인 판매했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 500만원을 증정해 1분 만에 완판됐다. [사진 옥션]

옥션은 지난해 9월 한국GM 본사와 손잡고 쉐보레 ‘더 뉴 아베오’ 10대를 선착순으로 온라인 판매했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 500만원을 증정해 1분 만에 완판됐다. [사진 옥션]

‘신차 파는 곳=오프라인 매장’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딜러 중심이었던 자동차 유통 채널이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되면서다. 특히 올해부터는 홈쇼핑을 통해 국내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게 돼 자동차 유통망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유통 채널 넓어지는 차 판매시장
인터파크, 수입차 구매대행 서비스
공식딜러 없는 모델 택해 분쟁 없애
홈쇼핑은 국내 신차 판매 뛰어들어
제조사는 영업망 붕괴 우려 미지근

온라인 쇼핑몰은 틈새 시장을 파고들었다. 인터파크는 수입차 구매 대행 업체 ‘디파츠’가 인터파크에 공식 입점해 수입차 구매 대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기존 매장이나 딜러들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공식 딜러가 없는 수입차 모델만 취급한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이번 판매를 병행수입의 한 형태로 바라보고 있다.

조진혁 인터파크 가전파트 과장은 “공식 딜러가 없는 수입차를 구매하는 일은 번거롭고 복잡하게 여겨졌다”며 “온라인과 손을 잡은 전문 구매 대행 업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와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규어 판매 논란’을 키웠던 소셜커머스 티몬도 온라인 판매를 재개하기 위해 국내외 제조사들과 꾸준히 접촉 중이다. 티몬은 지난해 8월 재규어 XE를 판매한 지 3시간 만에 모두 팔았다.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 중개사인 SK엔카와 갈등이 커지면서 구입 의사를 밝혔던 24명 중 1명 만이 재규어 XE를 최종 구입했다. 티몬 관계자는 “앞으로는 중개업체 없이 본사와 직접 계약을 맺어 온라인에 파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진출을 앞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력 판매 채널도 온라인이다. 소수 오프라인 직영 매장은 전시·체험 위주로 운영한다. 이미 지난해 초 온라인으로 사전 계약을 받은 전기차 ‘모델3’는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온라인 시장 수요를 확인했다.

아직 이벤트 수준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국내 신차 판매도 넘본다. 옥션은 지난해 9월 한국지엠 본사와 손잡고 쉐보레 ‘더 뉴 아베오’ 10대를 선착순 한정 판매했다. 1분 만에 자동차는 완판됐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 500만원을 증정했기 때문이다. 이진영 옥션 리빙레저실 실장은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온라인 판매를 원하는 제조사가 있다면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렌터카를 팔던 TV홈쇼핑도 올해부터는 국내 신차 판매에 뛰어들 길이 열렸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다. 온라인에 이어 홈쇼핑까지 신차 경쟁에 뛰어들면 유통 채널 간 경쟁이 치열해져 소비자들은 가격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홈쇼핑이 수입차를 판매하면서 대대적인 가격 할인 혜택이나 무상보증 등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확대는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불투명한 자동차 판매 구조를 혁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온라인·홈쇼핑 업계에서는 “판매를 확대하고 싶지만 결국 키(열쇠)를 쥔 것은 제조사나 수입차 업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핵심 열쇠를 쥔 제조사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기존 영업점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 채널 확대를 고민 중이지만 판매 노조 문제가 얽혀 있어 현실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옥션에서 ‘더 뉴 아베오’ 10대를 한정 판매한 것을 두고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판매 노동자를 죽이는 사망선고”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딜러 마진이 15% 안팎으로 알려진 수입차의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 차 값을 낮출 수 있지만 온라인 판매 시도를 꺼리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딜러망을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수입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한 번 사고 끝나는 상품이 아니라 끊임없이 애프터서비스(AS)를 받아야 하는 내구 소비재”라며 “탄탄한 영업·서비스 네트워크가 필수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판매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화선·김기환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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