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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파편 머리맞아 사고27일 이한열군 끝내 숨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달 9일 교내시위도중 최루탄파견을 뒷머리에 맞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연대생 이한열군(20·경영2)이 입원 27일만인 5일 상오2시5분쯤 숨졌다.
병원측은 『이군의 직접 사인은 심폐기능 정지·중간선행사인은 폐렴·최초의 선행사인은 뇌손상』이라고 밝히고 『뇌손상중 첫째는 두 개 장내출혈, 둘째는 뇌좌삼, 세째는 두개장내에 이물질이 들어간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 이군의 몸에서 검출된 이물질은 구리성분으로 최루탄의 뇌관파편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감정현장에 입회했던 학생대표가 밝혔다.
검찰도 감정결과를 통보받고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으나 이물질이 최루탄 뇌관파편임을 시인했다.
이군의 사체부검을 지휘한 서울지검 유성수검사는 『부검결과 이군의 뇌속에서 최루탄파편으로 보이는 지름1∼2mm가량의 금속성 이물질 2개를 찾아냈으며 공개수사를 통해 사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느』고 밝혔다.
연대측은 유족·학생대표등과 협의, 이군의 장례를 5일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장지·기타 절차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군은 지난달 9일 하오5시5분쯤 연대 정문안에서 동료학생 5백여명과 함께 『독재타도』 『호헌철폐』등 구호를 외치며 교내시위를 벌이다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밀리던중 최루탄파편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머리부분 중상을 입고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사망=병원측은 이군이 5일 0시10분쯤부터 혈압이 30이하로 떨어지는등 사실상 사망상대에 이르자 혈압상승제를 투입하고 십장마사지등 심폐소생술을 폈으나 이군은 산소마스크를 쓴채 끝내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군의 임종때 주치의 정상섭박사·신정정병원장·이완수지도교수·이군의 아버지 이병섭씨(55)등이 이군의 죽음을 지켜봤으며 이군의 어머니 배은심씨(44) 누나 이세숙씨(25)등 가족들은 중환자실밖 복도에서 『한열이를 살려내라』며 울부짖었다.
이군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상오 2시쯤부터 병원관계자·동료학생 50여명이 모여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으며 의료진들이 이군의 사체를 영안실로 운구할때 이군의 가족·동료학생 20여명이 가로막아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부검=이군의 사체는 상오2시20분쯤 중환자실에서 영안실로 옮겨진뒤 상오8시30분부터 10시55분까지 서울지검 유성수검사의 지위아래 서울대의대 이정빈교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의사 황적준씨등 2명의 집도로 부검이 실시됐다.
1차부검에서 이군의 뇌속에 든 이물질을 적출하지 못하자 상오11시15분부터 이교수등은 이군의 뇌실질물을 방사선과 X선실로 옮겨 X-레이촬영믈 한끝에 금속성 파편2개를 찾아냈다.
◇장례=고 이한열군의 장례는 9일 상오 연대교내에서 학생장으로 치르게되며 장지는 광주 망월동 공원묘지로 결정됐다.
이한열군 장례대책위원회(위원장 정종진연대부총장)는 6일 낮12시30분부터 교직원·이군부모·학생대표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군의 장례문제에 대해 토의한 끝에 이군의 어머니 배은심씨(44)의 강력한 의사에 따라 망월동 묘지로 장지를 결정했다.
한편 이날회의에서 이군의 유가족들은 정치적으로 이용 당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군의 장례를 국민운동본부와 함께 치르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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