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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유엔군 위트컴 장군 부인 한묘숙 여사 별세…부산대학교 장 거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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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묘숙 여사.

한묘숙 여사(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

전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 고(故) 리차드 위트컴(Richard S.Whitcomb,1895~1982) 장군의 미망인 한묘숙 여사(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의 장례식이 4일 부산대학교 장(葬)으로 거행된다. 서울에서 거주해온 한 여사는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지난 1일 저녁 9시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부산대학교는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전호환 총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한 여사의 영결식을 부산대학교 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미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장전캠퍼스 대학본부동 1층에 분향소를 마련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장례식은 4일 오전 8시30분 양산부산대학교 병원에서 발인을, 오전 10시 부산대 내 10.16기념관에서 영결식을 거행한 뒤 오후 3시 남구 대연동 유엔공원묘지내 고 위트컴 장군 묘역에 안장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유족은 자녀 민태정, 자부 민옥린, 손자·녀 민경동·영동이 있다. 부산대 전자공학과 김재호교수가 양자로 빈소를 지킨다. 부산대는 영결식에 주한 미국대사와 주부산 미국영사, 주한 미8군 사령관과 주한 미해군사령관 같은 인사를 초청했다.

남편 위트컴 장군의 사진을 들고 있는 한묘숙 여사.

고 한 여사는 부산대 설립초기에 국가 소유의 일본 적산부지를 현재의 금정구 장전동 캠퍼스 부지로 불하받는 데 결정적 지원과 도움을 준 고 리처드 위트컴 전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의 미망인이다. 1982년 위트컴 장군 사망 후 그 유지를 이어받아 ‘위트컴 희망재단’이사장을 맡아 미군 유해반환 활동을 펼쳐왔다.

부산대 윤인구 초대총장(1903~1986)은 1946년 부산대가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으로 출범하고도 캠퍼스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중 위터컴 장군을 만나 도움을 구했다. 윤 초대총장의 꿈과 열정에 감동한 장군은 현재의 장전동 약 165만㎡ (약 50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경남도지사를 설득하는데 앞장섰고, 결국 정부 부지를 기증받는데 성공했다.

위트컴 장군은 또한 무상으로 양도받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의 시설공사를 한국민사원조처(KCAC) 프로그램을 통해 원조하도록 했으며, 미 공병부대를 동원해 인근 온천동과 부산대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까지 개통시켜 주는 등 부산대에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한 여사와 위트컴 장군은 여사가 천안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보육시설 법인인 ‘익선원’을 운영하고 있을 때 처음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산대는 지난해 5월 개최된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유족의 딸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위트컴 장군의 뜻을 기린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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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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