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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뉴노멀시대, 일자리 열쇠는 중소·중견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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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2010년대 초부터의 세계경제 기조인 저성장으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의 핵심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나 미국의 대선 결과는 각국이 벌이고 있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치열한 일자리 전쟁의 대표적 사례다.

뉴노멀 시대에 일자리 창출의 열쇠는 두 말할 것 없이 중소·중견기업이 쥐고 있다. 2013년 이후 대기업 집단 상위 20개 그룹의 고용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2년간 1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다. 대기업 낙수 효과가 한계에 부딪치면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 대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자금, 마케팅, 인력양성, 규제혁신 등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중소·중견기업을 집중 육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과거의 정책이 상대적 약자인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와 배려’였다면,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립과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중소·중견기업의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대기업 수출의 지속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수출은 반등하고 있다. 중견기업과 합치면 수출 비중도 38%로 급증해 이런 추세라면 수년 내에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벤처펀드 조성액은 3조원, 벤처투자액은 2조원을 돌파해 연속 신기록 갱신이 확실시 되는 등 ‘제2의 벤처붐’도 지속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의 중심으로서 비좁은 내수시장에서 대·중소기업간 제로섬 경쟁에서 탈피해 수출 확대를 통한 ‘세계화’에 집중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 스스로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단독 또는 대·중소기업 연합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과 저성장 시대 극복의 첩경이다.

내년 세계경제 전망도 녹록치 않으나 우리에게는 역경을 이겨내는 저력이 있다. 저성장의 뉴노멀 시대에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는 가운데에도 우리는 3%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한국의 GDP 규모가 세계 11위로 상승해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수출 순위도 6위로 올라섰다. 국가신용등급은 AA로 일본보다 두 단계나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모든 선진국들이 고전하고 있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섰던 ‘한강의 기적’과 전 국민이 합심하여 1998년 외환위기 IMF 체제를 사상 최단기간 내에 벗어난 경험에서 보여주듯이, 한국은 어려운 상황을 매번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왔다.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중소·중견기업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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