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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아프리카 대표주자 남아공, 정책 혼란 등으로 신용위기 몰려

중앙선데이

입력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선진화된 정치 시스템과 경제 인프라를 갖춘 국가로, 국제정치에서도 아프리카를 대표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유일의 G20 회원국이라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천연자원 풍부한 선진 경제 시스템남아공은 100여 년간 지속된 의회민주주의 체제 속에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금·다이아몬드·니켈·망간·크롬·백금 등 풍부한 광물자원과 선진화된 경제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경제 규모 역시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 2위다. 주로 1차산업에 집중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남아공은 산업이 고루 발달해 선진국형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아프리카 전체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아프리카 자동차 생산의 경우 약 80%에 달한다. 이 밖에 남아공은 아프리카 전체 철강 및 전력 생산의 약 절반을 담당하며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도 발달돼 있어 아프리카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1994년 이전까지 전체 인구의 약 10%에 불과한 백인들이 정치·경제를 장악해 유색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펼친 국가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1994년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 만델라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 및 경제적 안정을 누렸다. 흑인 정권이 수립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남아공 경제는 연평균 5%의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경제침체로 외환위기 가능성 높아그러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남아공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2009년에는 흑인 정부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1.5%)을 기록했으며 이후 최근까지도 2%대의 저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1.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산적해 있는 재정 부족과 실업 문제 등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2009년 집권한 주마 현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12월 초 재무부 장관을 교체한 지 사흘 만에 새 재무장관을 뽑는 등 시장의 혼란을 키워 남아공 화폐인 란드(Rand)화 가치가 남아공 역사상 최저치인 15.3란드(1달러당)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2015년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2.2%를 기록한 뒤 2분기 1.3%, 3분기 1% 등 계속 하향세를 보여 당초 목표치 3%대에서 크게 하락한 1.5% 성장도 버거운 실정이다.


저조한 경제성장과 정부정책의 혼란 등으로 S&P는 남아공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하향했다. 무디스 또한 남아공의 신용등급 Baa2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Baa2 등급은 투기등급(Ba1)보다 두 단계 위다. 모든 신용평가사가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2016년 러시아·브라질에 이어 투기등급으로 강등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분류되는 등 남아공 경제에 대한 전망이 암울한 상황이다. 하지만 남아공 경제가 외환위기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남아공의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부채는 50%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어 남아공 정부의 부채상환 여력은 충분하다. 외국인 투자 역시 자원이나 제조업 등에 집중돼 있어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도 낮다.


최근 남아공의 경제위기에는 글로벌 경제 위축 등 대외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지만, 정부의 무능력과 정치부패, 강성노조의 지속적인 파업 등 내부 요인들의 영향이 더 컸다. 남아공의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서는 대내 요인들이 우선 개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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