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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중앙선데이

입력

영화 카사블랑카와 잉글리시 페이션트, 아웃 오브 아프리카. 제1, 2차 세계대전 즈음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입니다. 아름답고 광활한 아프리카의 자연 풍경이거나, 전쟁이라는 긴박한 상황이거나 사실 주인공은 아프리카를 식민지배하던 백인들이었죠.


호텔 르완다와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같은 영화에서야 아프리카 자체가 주인공이 됩니다. 영화는 르완다 내전의 학살 현장에서 피란민을 지켜낸 한 호텔 지배인의 실화와 다이아몬드 광산을 두고 벌어졌던 시에라리온의 비극적인 내전 이야기지요.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에렉투스 등 인류 조상의 고향인 아프리카는 슬픈 역사의 땅입니다.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무려 2000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로 잡혀 팔려갔습니다. 15세기 아메리카로 보내져 신대륙을 개간했던 그들은 노예 사냥꾼들 사이에서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렸습니다.


19세기부터는 유럽 제국주의의 영토 쟁탈전으로 식민지배를 받았고, 이후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독립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의 편의대로 그어진 국경선을 따라 독립국들이 탄생하면서 상이한 종족들 사이에 분쟁이 끊이지 않게 됩니다. 다이아몬드를 캐내 전쟁과 살상무기를 사게 된 것을 바로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 하지요.더없이 가난한 현실과 희망이 없어 보이던 그 땅이 새 천년 들어 달라집니다. 중국이 고도 성장의 파트너로 아프리카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자금을 지원하고 대규모 투자를 했습니다. 중국이 끌어올린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효과도 더해져 아프리카는 연평균 5%가 넘는 성장을 합니다. 중국의 신식민지 건설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중국의 진출이 끊긴 도로와 전기를 연결하고 아프리카인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금 중국은 시장으로서 아프리카를 공략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아프리카는 어떤 다이아몬드라고 이름 붙여질까요?

편집장 심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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