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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예술에 묵다, 스타일에 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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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의 진면목은 동해에서 만날 수 있다. 동해바다는 겨울이면 진한 쪽빛을 띠고, 한적한 백사장은 더욱 눈부시다. 지난달 제2영동고속도로까지 개통해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다.

발리 예술마을 닮은 까사 델 아야

객실이 6개 뿐인 강원도 고성 까사 델 아야.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객실이 6개 뿐인 강원도 고성 까사 델 아야.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속초시청에서 20분 정도 북상하면 작은 항구 마을 아야진이 나온다. 굳이 속초시청을 기준으로 한 건 아야진이 행정상으로는 고성군에 속해 있지만 속초 생활권이어서다. 설악산 국립공원,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지척이다. 아야진은 겨울에 도루묵, 양미리 등이 많이 나는 어항으로 아담한 해수욕장까지 거느리고 있다. 이곳에 주변 펜션이나 민박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숙소가 한 채 있다. 부티크 빌라라는 수식어를 내건 ‘까사 델 아야’다.

까사(Casa)는 스페인어로 집을 뜻한다. 서울에서 광고기획자로 일했던 홍영민 대표가 평소 좋아했던 동해안에 진짜 집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숙소를 짓겠다며 2015년 오픈했다. 객실은 딱 6개뿐이다. 큰 창 너머로 짙푸른 청간 해수욕장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것 말고는 모든 객실의 디자인이 다르다. 가구 디자이너 고혜림씨가 물푸레나무, 레드 오크 등 고급 목재만 사용해 꾸민 객실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홍 대표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예술마을 우붓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그곳의 리조트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객실을 꾸미기 위해 가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물푸레나무, 레드 오크 등 고급 목재를 활용한 까사 델 아야 객실.

물푸레나무, 레드 오크 등 고급 목재를 활용한 까사 델 아야 객실.

디자인만 독특한 게 아니라 해외 고급 휴양지 리조트에 버금가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객실에 비치한 비누와 디퓨저는 플로리스트인 홍 대표의 아내가 직접 만들었다. 샴푸·보디로션 등 어메니티는 아베다·불가리 제품을 제공한다. 모든 투숙객에게 조식으로 전복죽을 제공한다. 홍 대표의 어머니 이의자씨가 전수한 레시피로 만든 죽이다. 이씨는 서울 충무로에서 죽집 송원을 30년 이상 운영했다. 저녁에는 1++ 등급 한우 채끝살을 판매한다. 테라스에서 직접 구워 먹으면 6만9000원, 구워주는 건 8만9000원이다.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19, casadelaya.com, 010-9354-8469, 객실 6개, 주중 19만원부터.

모든 객실이 예술품 하슬라 뮤지엄 호텔

일부 객실에 있는 원형 침대. 자궁에서 착상한 디자인이다.

일부 객실에 있는 원형 침대. 자궁에서 착상한 디자인이다.

해맞이 명소인 강릉 정동진에 있는 하슬라 뮤지엄 호텔은 이름만 봐도 콘셉트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하슬라는 삼국시대부터 쓰이던 강릉의 옛 이름이다. 호텔은 조각공원과 미술관, 박물관으로 이뤄진 하슬라 아트 월드 안에 있다. 조각가 부부인 최옥영 강릉원주대 교수와 박신정 하슬라 아트월드 대표가 2003년에 박물관, 2009년에 호텔을 열었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은 조각가 부부가 직접 디자인했다. 모든 객실이 예술품 같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은 조각가 부부가 직접 디자인했다. 모든 객실이 예술품 같다.

부부가 직접 디자인한 호텔은 부티크 호텔을 표방한다. 모든 객실 하나하나를 예술작품처럼 꾸몄다. 객실은 모두 24개다. 7개 타입으로 이뤄진 객실 내부 디자인은 모두 다르다. 가구도 부부가 직접 디자인했다. 일부 객실에는 원형 침대도 있다. 원형 나무 틀 속에 동그란 매트가 들어 있는데 최 교수가 자궁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타일로 만든 욕조, 세면대도 독특하다. 경주에 있는 포석정 모양을 본 딴 것이다. 어메니티는 몰튼 브라운 제품을 제공한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 객실에 비치된 몰튼 브라운 어메니티.

하슬라 뮤지엄 호텔 객실에 비치된 몰튼 브라운 어메니티.

호텔이 괘방산(339m) 자락에 들어서 있어 전망도 빼어나다. 모든 객실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일부 객실에선 욕조에서 바다가 내다보여 풀빌라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 머문다면 최소 한 끼는 장 레스토랑에서 먹기를 추천한다. 음식 맛도 좋고 데이트·모임 장소로 강릉에서 소문난 곳이다. 조식(1만8500원)을 주문하면 반찬 스무 개로 이뤄진 한식 한 상을 차려준다. 박 대표가 직접 기른 산야초를 이용한 음식들이다. 점심과 저녁에는 피자·파스타·스테이크 등을 판다. 투숙객은 야외 조각공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미술관 입장료를 20% 할인해준다. 지난 10월에는 정동진에서 심곡항까지 이어진 ‘바다 부채길(2.86㎞)’이 개통했다. 깎아지른 해안단구 옆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절경을 감상하며 편히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입장료 어른 3000원.

●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산 33-1, haslla.kr, 033-644-6419, 객실 24개, 주중 19만원부터.

그림 같은 구룡포 절경 메르송 풀 앤 스파

포항 구룡포의 메르송 풀 앤 스파는 4~10월 개인 풀장을 운영한다.

포항 구룡포의 메르송 풀 앤 스파는 4~10월 개인 풀장을 운영한다.

포항에는 풀빌라가 많다. 포항시내를 기준으로 북쪽 월포 해수욕장과 남쪽 호미곶, 구룡포 지역 해안가에 풀빌라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근 개장한 곳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곳은 메르송 풀 앤 스파다. 지난 6월 구룡포항에서 남쪽으로 2㎞ 떨어진 바닷가에 문을 열었다. 원래 민가 몇 채가 올망졸망 모인 한적한 해변이었던 곳이라 아늑한 숙소에 머물며 힐링 여행을 하기에 제격이다.

메르송은 경북 구미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남정인씨가 지었다. 남씨는 “딸이 항공사 직원이어서 함께 해외여행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늘 좋은 숙소를 찾아다녔다”며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변에 있는 풀빌라 같은 공간을 꾸미고 싶었다”고 말했다. 메르송 풀 앤 스파 객실은 단 4개뿐이다. 소수의 고객이 조용하고 편히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객실은 넓다. 면적이 60~66(18~20평)㎡에 달하고 모든 객실에 수영장이 딸렸다. 수영장은 동절기(11~4월 초)에는 운영하지 않지만 제트스파는 사철 이용할 수 있다. 3층 객실은 복층형으로, 위층에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 면적은 약 20㎡로 동남아시아 풀빌라 수영장 못지않게 큼직하다.

천장이 높고 내부가 하얀 메르송 풀 앤 스파 객실.

천장이 높고 내부가 하얀 메르송 풀 앤 스파 객실.

객실 내부는 천장 높이가 3.6m로 넓고, 전체적으로 하얀색으로 꾸며져 밝고 화사하다.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 린지 아델만이 디자인한 조명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전자제품과 어메니티도 최고급이다. 식기는 독일 빌레로이앤보흐 제품을 비치했고, 전기포트는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 제품이다. 어메니티는 아베다·이솝 제품을 제공한다.

대중교통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도 있다. 미리 신청하면 신경주역·포항역·포항공항으로 픽업 서비스를 나간다. 숙소 안에 식당이 없는 점은 아쉽다.

●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하정로138번길 36, mersonpoolvilla.com, 010-2101-3020, 객실 4개, 주중 25만원부터.

글=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한국 1세대 바리스타의 커피 맛보세요

강원도 속초·고성에선 겨울 맛 잔치가 한창이다. 어느 포구를 가도 식당에서 도루묵찌개, 양미리 구이 등 겨울 별미를 상에 올린다. 분위기 있는 식사를 원한다면 속초 교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스타지아니(033-631-5800)’를 추천한다. 호주산 쇠고기로 만든 안심스테이크(3만5000원)가 대표 메뉴다. 수비드(진공 저온 요리법) 방식으로 익혀 고기가 부드러운데, 전날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강원도 강릉은 가위 커피의 고장이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커피 전문점만 300여 곳에 이른다. 한국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씨는 연곡면에 자리한 유서 깊은 카페 ‘보헤미안’ 외에도 2014년 사천면에 ‘보헤미안로스터스(033-652-9898)’를 열었다. 바다 전망이 펼쳐지는 카페다. 하우스 블렌드 커피 4000원. 초당동에 있는 휴빈커피(033-652-9898)는 한옥을 개조한 카페로 강릉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공간이다. 경포해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다. 더치커피 5500원.

이맘때는 경상북도의 어항들마다 대게를 찾아오는 식객으로 북적인다. 경북 포항 구룡포항에서도 대게를 먹을 수 있지만 다양한 요리를 맛보려면 경북 영덕 강구항으로 가는 게 낫다. 강구항 대게거리에 식당 220여 곳이 몰려있다. ‘죽도산(054-733-4148)’은 대게 회·튀김·찜·볶음밥 등을 코스로 낸다. 4명 기준 25만원이면 대게 3~4마리를 먹을 수 있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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