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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위증 모의 의혹 이완영·이만희 국조특위서 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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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위증을 하도록 부탁하거나 지시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위증을 하도록 부탁하거나 지시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 의원이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청문회 질의응답을 사전에 조율했다는 의혹에 대해 야권이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며 청문위원 교체를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 비박 의원들도 “너무 충격”
특위 해명 자리, 민주당 불참해 무산
이완영 “황당하다” 위증 모의 부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조간 신문(본지 19일자 1, 2, 3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새누리당 두 분은 청문위원 제척사유에 해당된 것으로 보여진 만큼 국정조사특위에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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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 이완영 간사의 말은 정 이사장이 위증교사를 했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 이사장과 사전 조율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4차 청문회에서 ‘태블릿PC는 최순실 소유’라는 것은 분명히 하면서 (은근히) ‘고영태의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런 언동들은 다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국조특위 소속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도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장제원·하태경·황영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황 의원은 “분명한 답변을 들어야겠다”며 “오늘 오후라도 긴급히 특위를 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너무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다. 이완영·이만희 의원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함께 국정조사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적었다.

여당 청문위원들이 같은 당 소속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바람에 이날 오후 국조특위가 긴급 소집됐다. 장제원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면 국회를 농단한 거대한 세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반드시 즉각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위가 갑자기 소집되는 바람에 민주당이 불참해 두 의원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이날 일정에 불참한 민주당 측은 “일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22일(5차 청문회) 이후 별도 청문회를 잡아 진실을 규명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22일 청문회에서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과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두 의원과 대질을 시키자고 주장했다.

의혹이 제기된 이완영 의원은 이날 국조특위 회의 전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한 것보다는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과장이 ‘고영태가 태블릿 PC를 들고 다니는 것을 봤으며 태블릿 PC의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다. 고씨의 책상 안에 태블릿PC가 있는 것을 봤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정동춘 이사장이 전했다”며 “이를 확인하려고 박 과장을 만나려 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며 위증 모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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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9일 이 의원과 함께 정 이사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된 이만희 의원은 15일 4차 청문회에서 박 과장에게 “태블릿PC 주인이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 과장은 최순실이 아닌 고영태가 주인일 수도 있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14일 공개한 녹취록에서 최순실씨가 “(태블릿PC가) 완전히 조작품이고 이거를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되고…”라고 지시한 것과 유사한 대목이다. 야당 측은 “태블릿PC를 가짜로 만들기 위해 정 이사장과 이완영 의원 등이 미리 만나 모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증인 및 참고인 등과 청문회 전에 만나 의혹을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건 일반적 국정조사의 일환”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글=이충형·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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