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승일 “이·정 통화 때 JTBC가 태블릿 훔쳤다하라 요청”

중앙일보

입력 2016.12.19 03:00

업데이트 2016.12.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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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노승일 K스포츠 부장, 본지에 폭로

“상대방(정동춘 이사장과 박헌영 과장)이 진실 게임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진술 지시’ 의 행위는 없었다고 부인할 것이다.”

“정동춘 만난 박헌영 투덜거리며
이완영 의원한테 전화왔다 하더라”
박헌영은 “진술 짜맞추기 사실무근”
고영태 “충전기 사오라한 태블릿은
JTBC 갤탭 아닌 아이패드 초기모델”

노승일(40) K스포츠재단 부장은 18일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정동춘 재단 이사장-박헌영 과장으로 이어지는 ‘ 진술 입 맞추기’ 의혹을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과장으로부터 들은 말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되고 나면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노 부장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지난 7일 직원들로부터 사퇴를 요구받는 과정에서 사임 불가를 주장하면서 지난 4일에 새누리당 의원을 만났다고 밝혔다. 1차 청문회가 열리기 전날이었다.

정 이사장은 노 부장 등에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리 재단이 취소되는 부분을 막기 위해 이사장으로서 대외적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며 “국정조사 특위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일요일에 만나서 재단 운영 문제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언급된 직책을 통해 누구를 만났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국정조사 특위 새누리당 간사는 이완영 의원이었다. 그는 3차 청문회에서 간사직에서 사퇴했다.

‘진술 입 맞추기’ 작업은 고영태(39) 전 더블루K 이사가 2차 청문회에 출석한 다음 날인 지난 8일에 이뤄졌다고 한다.

노 부장은 박 과장이 한 말을 인용해 “박 과장이 정 이사장을 만나고 나서 나에게 투덜거리며 ‘최순실 태블릿PC’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박 과장이 노 부장에게 전한 말은 이랬다.

“정 이사장이 이완영 의원한테 전화를 받았다. 이후 나를 불러 이 의원의 제안이라며 ‘(더블루K) 사무실 책상에 있던 태블릿PC를 JTBC가 절도한 것으로 해서 언론사 인터뷰를 하면 좋겠다.”

노 부장에 따르면 박 과장은 이런 말도 했다.

“정 이사장이 내게 ‘그 태블릿PC를 고영태가 들고 다니는 걸 봤다. (고영태가 전원 연결) 잭을 사오라고 한 것도 들었다’는 진술을 하라고 했다.”

실제로 박 과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4차 청문회(지난 15일)에선 이런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하지만 질의자는 이완영 의원이 아닌 이만희 의원이었다.

노 부장은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전해 들었던 내용이 상당 부분 청문회에서 재연됐다. 이만희 의원의 역할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만희 의원은 18일 “고씨가 JTBC의 보도에 나온 태블릿PC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모른다고 위증했다는 제보를 받아서 그런 차원의 질문을 했던 것”이라며 “나는 정 이사장이 아닌 더블루K의 류모 부장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 부장은 “류모 부장은 류상영 부장이다. 박 과장과 대학 선후배 사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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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부장은 4차 청문회에서 ‘JTBC의 절도’ 부분에 대한 문답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박 과장도 사실 이러한 작업(진술 짜맞추기)에 얽히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본인이 아는 부분은 말할 수 있지만 언론사를 상대로 ‘절도’를 언급하는 것은 심각한 위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18일 통화에서 “진술 짜맞추기는 사실무근”이라며 “나는 정 이사장이 이완영 의원을 만났다는 사실만 노 부장에게 말했을 뿐 (정 이사장과 나눈) 자세한 대화 내용을 얘기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고영태씨가 들고 다녔던 태블릿PC가 갤럭시탭이 맞느냐” “(고씨가)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던 것도 그와 같은 기종이었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 (내가 고영태씨) 책상 서랍을 열어봤을 때 갤럭시탭이 있었기 때문에 (고씨가 갖고 다녔던 게) 갤럭시탭이었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씨는 “내 태블릿PC는 아이패드 초기 모델이었다”고 주장했다.

윤호진·송승환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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