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옥천군의회, 육영수 여사 탄신제 예산 전액 삭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육영수 여사 탄생 91주년 숭모제. 프리랜서 김성태

육영수 여사 탄생 91주년 숭모제. 프리랜서 김성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여파로 충북 옥천에서 매년 열렸던 고 육영수 여사(1925∼1974) 탄신제가 중단될 전망이다.

옥천군의회는 15일 군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육 여사 탄신제 예산 700만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탄신제 예산 삭감에는 군의회 의원 7명 모두 합의했다. 이 행사는 2010년부터 옥천문화원이 주최하고 민족중흥회와 옥천청년회의소 주관으로 육 여사 생일(11월 29일)에 맞춰 개최됐다.

하지만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탄신제 지원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 지난달 29일 열린 육 여사 탄생 91주년 숭모제에는 행사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박사모 회원들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옥천군의회 안효익 의원은 “육 여사와 박근혜 대통령이 동일 인물은 아니지만 탄핵 정국 속에서 탄신제 예산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여론을 반영해 삭감 결정을 했다”며 “육 여사 추모제는 종전처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옥천군애향회가 육 여사 서거일(8월 15일)에 여는 추모행사에는 253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행사를 주최하는 민족중흥회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육 여사에게 표출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군의회는 오는 19일 정례회에서 내년도 옥천군 예산을 확정한다. 하지만 이미 여야 합의가 이뤄져 탄신제 예산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한편 육 여사는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옥천읍 교동리 생가는 2011년 옥천군이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옥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