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려라 공부] 성적표는 하나, 적용점수는 다양…대학별로 살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2017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지난 7일 대입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받았다. 이젠 냉정하게 자기 점수를 분석해 지원 대학·학과를 정해야 할 때다.

대학별 환산 점수로 자기 위치 따져봐야
의대의 경우 학생부 반영 여부도 체크를
“지나친 하향 지원, 과한 상향 지원 피하길”

이번 2017학년도 수능은 6년 만의 ‘불수능’이었다. 지난해 수능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과목당 3~5점 올랐고 상위권의 점수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국·수·영 뿐 아니라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도 변별력을 갖췄다. 전문가들은 수험생에게 “불안감에 지나치게 하향 지원해서도, 과도하게 상향 지원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총점 같아도 학교별로 유·불리 달라

수험생이 받은 성적표엔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표기된다. 하지만 대학·학과에 따라 입학 전형에 적용되는 실제 수능 성적 산출 방식은 여러 가지다. 대학별·학과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가산점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학을 다른 대학보다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학과라며 수학을 잘 본 학생이 유리하다.

따라서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학별·학과별 환산 점수로 변환한 후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총점이 같은 동점자 중 본인 성적(표준점수·백분위)의 유·불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올해처럼 수능 4개 영역 모두가 변별력이 높은 경우 개인마다 영역 간 성적 편차가 큰 경우가 많다.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수학에서,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탐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험생이라면 상위권 대학 진학이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의 경우 국어·수학·영어 영역은 표준점수를 활용하여 선발하고 영역별 반영비율도 비슷한 편이다. 때문에 탐구영역의 환산점수 및 각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른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

전반적인 수험생 수는 매년 감소 추세이나 자연계열 응시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이공계 선호 현상 때문이다. 올해도 사회탐구 응시자는 지난해에 비해 3만2554명 감소한 반면, 수학 가형 응시자는 2만2455명, 과학탐구 응시자는 1만3128명 늘었다. 그만큼 자연계열의 입시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의학전문대학원의 의예과 전환 추세에 따라 올해 의대 모집인원도 지난해에 비해 50명 늘었다. 총 37개 의대에서 1048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고려대는 전년 13명에서 25명, 성균관대는 8명에서 25명, 한양대는 50명에서 71명으로 모집인원이 늘었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의대는 소수점에서 합격·불합격이 갈릴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학생부 반영 여부,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올해는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가톨릭관동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를 제외한 30개 대학이 수능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상당수 의대에서 수학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지만, 동아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남대 등은 전 영역을 같은 비율로 반영한다. 수학 점수를 놓고 유리한 지 불리한 지 따져보는 게 좋다. 단국대·동아대·한양대는 과탐II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면접에 자신이 있다면 서남대·아주대·인제대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 치대는 11개교에서 총 273명을 선발하는 데, 학생부를 반영하는 연세대(서울)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수능 100%로 선발한다.

중·하위권 수험생은 가산점 살펴봐야

중·하위권 수험생이 주로 지원하는 대학의 인문계열은 국어·영어, 자연계열은 수학·영어에 높은 비중을 둔다. 인문계열은 국어에 가산점을 두는 곳이 많다.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이나 과탐을 선택한 응시자에게 3~2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곳도 있으니 자신이 유리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다른 곳보다 반영 방식이 특이한 대학에는 자신과 비슷한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서 마감 막판까지 경쟁률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영역에서 크게 실수했다면 다른 세 영역만 반영하는 학교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덕성여대·서울여대 인문계열, 숙명여대·덕성여대·삼육대·성신여대의 수학과 등 일부 자연계열은 세 영역만 반영한다.

지원을 앞두고 12월 말 수시 선발이 마무리될 때 각 대학의 정시 모집 인원을 재차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는 국어·영어 1·2등급 인원이 전년에 비해 감소해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넘기지 못해 수시모집 인원에 결원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백승한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 부소장은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수능 최저를 맞춘 수험생들은 수시에 붙을 확률이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정시에서 수능 3등급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률 ‘허수’ 주의, 신설학과에 도전해야

일반적으로 배치지원 참고표에서 너무 낮지 않고 모집인원이 많으며 반영하는 영역·요소가 많은 곳이 합격에 유리하다. 나아가 한층 현실적인 입시전략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중복지원으로 인한 경쟁률의 허수를 꿰뚫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 대표는 지난해 중앙대 경영경제대학의 사례를 들었다. 이 대학은 모집인원 101명에 지원자가 4247명 몰려 42.0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최종 합격 발표 인원이 1731명에 달해 실제적인 경쟁률은 2.45대 1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았지만 지원한 학생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비율도 높았다는 의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지난해 이 같은 ‘실질 경쟁률’의 차이가 큰 곳으로 중앙대 간호학과, 성균관대 글로벌 경영,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서강대 유럽문화전공 등을 꼽았다. 또한 대학 구조개혁 여파로 모집단위가 변경된 경우가 있는지 지원 전에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이재진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실장은 “올해는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통합되거나 폐과된 학과가 많다. 선발 방식과 모집인원을 확인하고 신설된 학과에는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