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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한·미 모두 정부 전환기…北에 기회 될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조셉 윤.

조셉 윤.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3일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중요한 국내적 전환(important domestic transition)이 현재 진행중이며, 이는 북한에게 기회(opportunity)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비핵화 신호 없어…현재는 도발에 비용 부과하는 게 중”
김홍균 “2017년 북핵 문제 중대 분수령…北 비핵화 의지 보인다면 대화 가능”
3국, 북한산 석탄 수출 제한 위해 상시적 정보 교환 시스템 유지키로

윤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6자 수석대표 협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북한이 대화 공세에 악용할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에 “(양국의 전환은)궁극적으로 평화로운 비핵화 달성을 위해 어떤 일들이 행해질 수 있는지 북한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처럼 답했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북한으로부터 의미있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위해 변하고자 하는 신호는 보지 못했고, 따라서 북한의 행동(도발)에 대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제제를 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1월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당연히 새로운 눈(fresh look)으로 우리가 해온 일과 정세를 바라볼 것이며, 그 기준은 국익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북핵 문제는 항상 초당적 사안이었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최종목표는 비핵화 외에는 없었다”며 “따라서 신선한 관점이 있고 기존 입장을 점검하더라도 결론은 일관된 입장(quite consistent)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에는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 6월 도쿄에서 개최된 뒤 6개월 여만에 열린 것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 결의 2321호 및 3국 독자제재의 충실한 이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주로 협의했다.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늘 협의는 올 초부터 쉴새없이 전개된 대북압박 캠페인을 점검하고 올해 마지막 동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회의였다”며 “특히 2017년은 북핵 문제에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하에 대내외 정세 전망과 함께 대북제재 압박 성과와 추가적 조치, 대북 외교적 공조 방안에 대해 포괄적이고 유익한 협의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내년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달성에 있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우리 3국은 안보리 2321호의 북한산 석탄 연간수출상한제를 비롯해 북한의 자금원 차단을 위한 다양한 조치가 철저히 이행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뉴욕과 각국 수도 차원에서 상시적인 정보교환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3국은 주민의 민생과 인권을 도외시하며 국가의 재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허비하는 북한의 핵 야욕을 꺾으려면 (북한 대 국제사회의)구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도록 전략적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안보리 결의 2321호 이행 차원에서 북한산 석탄의 수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점을 평가했다”면서다.

석탄 수출 제한에 있어 중국의 적극적 동참을 이끌어내는 방안에 대해 어떤 협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조셉 윤 대표는 “지난 주말 중국 상무부가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을 발표했는데, 이는 유엔 결의안에서 규정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중국과 이 부분에서 완전한 공조를 하게 된다면 저희가 의도한 자금원 차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는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기존의 38% 선으로 제한했다. 안보리는 이를 통해 북한에게 최소 7억 달러 이상의 외화 수익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3국 대표 모두 현재로선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홍균 본부장은 “북한이 비핵화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간다면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문제는 북한이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비핵화 대화에도 관심이 없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대화와 협상을 위한 기초가 형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셉 윤 대표는 “평화와 비핵화가 함께 가야 하며,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진지한 대화에 임하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아직까진 북한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움직임이 최대한 빨리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의미 있는 대화를 하려면 우선 북한이 진지한 비핵화 의사와 계획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대화의 문을 닫은 적이 없지만, 북한은 현시점에서는 대화를 할 만한 상황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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