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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투명 유리 자동차 박물관…“안에서도 공원 걷는 기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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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내년 초 개관하는 자동차문화 복합체험공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내년 초 개관하는 자동차문화 복합체험공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두 박물관이 있다. 포르셰와 벤츠 박물관이다. 자동차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 사이에서 클래식카부터 미래의 컨셉트카를 두루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입소문이 나있다. 국내에서도 내년 초에 이같은 자동차문화 복합체험공간이 문을 연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에 자리 잡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다. 포르셰 박물관을 디자인한 오스트리아의 건축 사무소 ‘로만 델루간-엘케 델루간 마이슬(DMAA)’의 작품이다. 지난달 30일 방한한 DMAA의 건축가이자 프로젝트 매니저인 마틴 요스트와 함께 공사 막바지의 현장을 둘러봤다.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가보니
안팎 훤히 보이는 미래형 전시장
포르셰관 디자인한 DMAA 작품
자동차 제작과정 등 복합체험
내년 초 개관 앞두고 막바지 손질

스튜디오의 연면적은 6만3861㎡(지하 5층~지상 9층)로 자동차 체험공간으로써 국내 최대 규모다. 바닥 면적을 다 합치면 축구장 9배로, 포르셰 박물관(연면적 5600㎡)과 비교해봐도 크다. 언뜻 보기에 하늘에 떠 있는 우주선 같은 모양새를 설명하기 위해 건축가는 건물 앞 자투리 공원으로 안내했다.

마틴 요스트

마틴 요스트

“‘자연과의 연결’이 가장 중요한 디자인 컨셉트입니다. 건물 지상층의 경우 금색의 메탈 지붕 외에 모두 투명 유리로 만든 이유는 이 공원에 있습니다. 건물 안에서 공원이, 공원에서 건물 안이 훤히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길 바랐습니다.”

건물 안에도 대나무를 심어놨다. 건물 내벽에 붙여진 반사유리로 건물 내외부가 사방으로 비친다. DMAA가 최근 슬로베니아에 지은 ‘미러하우스’도 이와 비슷하다. 길이 14.5m, 너비 3.5m의 모듈형 조립식 주택인데 외벽 전체에 반사유리를 붙였다. 계절에 따라 건물에 비치는 외부 풍경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틴 요스트는 “현대차 스튜디오의 경우 내부에서도 공원을 걷는 기분이 들게끔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안은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막바지 공사로 분주했다. 원래 지난 7월께 문 열 예정이었으나 늦춰졌다. 마틴 요스트는 “디자인이 한번 정해지면 끝까지 가는 오스트리아와 달리 한국은 공사 중에도 디자인이 계속 바뀌고 발전하는 게 인상적”이라며 “최고경영자와 두세 달에 한 번씩 만나 회의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에서는 철이 어떻게 자동차가 되고 폐차된 차에서 나온 철이 순환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전시되는 차는 신차 위주다. ‘포니’와 같은 현대차의 클래식카를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이 프로젝트 덕에 2011년부터 20번가량 한국을 방문했다는 건축가에게 서울은 ‘24시간 움직이는 도시’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는 “느린 유럽의 도시에 비해 서울은 정말 빠르다”며 “롯데월드타워가 굉장히 빨리 세워지는 게 가장 놀랍다”며 웃었다. 또 한국 전통의 DNA를 살리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도 했다. ‘뉴욕 패션에서 볼 수 있듯 요즘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가 트렌드에요. 한국의 고유성을 살리는 게 곧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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